학원폭력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모군(14·중학 2학년)은 지난달 초 학내 불량써클 학생들에게 발로 짓밟히는 집단폭행을 당했다. 그 후 김군은 고민 끝에 부모에게 검정고시를 보거나 전학을 가고 싶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외국에서 중학교 1학년을 마치고 귀국한 김군은 우리말 발음이 이상하다고 놀림을 받으면서 불량써클 학생들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뜯기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폭행을 당했다.

또 지난달 26일엔 폭력조직인 일진회를 결성해 후배 학생들을 야산에서 폭행한 전모군(15)등 중학생 8명이 인천서부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조직원간에 서열을 정하고 후배 행동대원을 모집, 부대장을 지정해 준 뒤 말을 듣지 않는 후배 학생들에게 집단폭행을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중학생 자녀의 등교거부로 피해사실을 알고 학교측에 징계를 요구했다가 낭패를 당한 학부모도 있다. 학교측이 진단서를 떼 원만하게 합의를 보자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피해 학부모는 나중에 아들이 학교에서 보복을 당하거나 따돌림당할 것을 걱정하다 상담실에 폭행내용사실을 털어놨다.

7일 인천시 청소년종합상담실에 따르면 올들어 접수된 학교폭력 피해수는 모두 141건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상담실측은 피해를 입고도 접수하지 않은 학생들의 사례를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소년종합상담실 안경혜상담부장(39)은 “학원 폭력이 점점 조직폭력배 흉내를 내면서 흉포화하고 있다”며 “피해학생들은 보복을 두려워하지 말고 부모님에게 말하거나 경찰에 신고해 더 이상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李宇晟기자·ws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