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의 잠재능력 개발을 통해 21세기가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한다'.
 인천지역 명문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동인천고등학교(교장·지창호)의 교육 목표다. '사이버교육 선봉학교'로 알려진 동인천고는 E-메일 서버 학습을 통한 수준별 수업(자기수준에 맞는 수업), 컴퓨터 실습교육, 환경친화적 교육, 특기적성교육 활성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틀에 박힌 교육방식에서 과감히 탈피,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는 자율교육을 통해 21세기에 걸맞는 소양과 덕목을 길러나간다는 게 학교측의 방침.
 동인천고는 시교육청 교육정보화학교로 지정된 후 훌륭한 정보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컴퓨터 실습실 2곳 외에 실습실, 각 교실과 교무실, 특별실에도 LAN을 설치해 어디서든 정보를 검색하고 활용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아울러 교육청 주관 수준별 학습자료센터를 설치, 다양한 학습자료를 직접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우수한 교육여건을 자랑한다.
 동인천고가 요즘 심혈을 기울이는 것은 E-메일 서버 원격학습. 올해 초부터 수학과 지구과학 등 3개과목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원격학습은 학교 홈페이지를 이용해 학생과 교사가 1대 1로 벌이는 일종의 보충수업이다. 학생은 홈페이지를 통해 자기가 원하는 내용을 배울 수 있는 이점을 갖고 있다. 교사들은 이 수업이 개인별 수업인 만큼 학생들의 수준을 분류, 중3 과정 내용부터 홈페이지에 싣고 있으며 질문과 상담코너를 마련해 운영한다. 학교측은 학생들이 학습내용 뿐만 아니라 자신의 진로 등을 상담할 수 있어 과외를 줄이고 상담을 활성화하는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본다.
 수학사이트를 운영하는 임해미교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질문을 하는 학생들이 너무 많아 답변을 하기 어려울 정도”라며 “학생들의 학습능력에 따라 내용을 구성하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E-메일 수업이 효과를 거둠에 따라 학교측은 연말에 시범 운영한 학습결과를 분석해 교과를 늘리는 한편 해당교사들에겐 수당까지 지급할 계획이다.
 특기적성교육을 위한 동아리 활성화 방안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인천에서 유일하게 영어잡지를 만드는 영어동아리를 비롯 과학정보신문반, 전국대회에서 수상한 합창반 '파이어스', 국악반, 시조반 등은 아마추어 수준을 넘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어회화부 '데크'에서 만드는 영어잡지 'issur'는 인천지역 학생과 교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을 만큼 유명하다. 지난 96년 창단된 영어동아리 회원들이 인천에서 처음으로 영어잡지를 만들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벌써 5권이나 출간했다.
 데크회장 문상흡군(3년)은 “처음엔 영어잡지를 어떻게 만드나 걱정도 많이 했지만 영어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다 보니 이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재석군(2년)은 “작년에 잡지가 늦게 나오자 교육청에서 잡지를 빨리 만들라고 독촉했을 정도로 학교 안팎에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다.
 과학정보신문도 인천의 명물거리로 떠올랐다. 학기 중에 두번 발간하는 이 신문은 주로 21세기 과학·기술시대를 대비하는 내용으로 편집하는데 물리·화학·지구과학·환경·상식 등의 기사를 주로 실으면서 학생들의 교과·교양 실력도 높여주고 있다.
 이런 학생들의 창의적인 동아리 활동으로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올해 박동욱군(3년)이 인천시 수학과학경시대회에서 수학분야 금상을 차지한 것을 비롯 각종 경시대회에서 4명이 수상했다. 또 조양상군(3년)이 새얼문화재단 백일장에서 산문부차하를 받았고, 파이어스가 찬양경연대회에서 장려상을 받는 등 전체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학생회 자치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등·하교 시간 조정을 학생들이 스스로 결정하는 것은 물론 자율학습시간도 학생들이 정한다. 학생회는 올해 초 학교내'금연'을 선포,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이 없도록 유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문태환학생회장(3년)은 “학교측에서 학생회가 하는 일을 믿고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며 “학생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 바로 학교를 명문으로 만드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1961년 남구 도화동 부처산 기슭에 성실·창의·노력을 교훈으로 내걸고 공립으로 출발한 동인천고는 지난 88년 남동구 만수동 신축교사로 이전,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만월산 자락에 위치해 학생들은 비교적 좋은 교육환경 속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 학습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해마다 85% 이상의 학생이 상급학교에 진학, 인문계 고교로서 제 몫을 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동인천고는 올해까지 37회 1만5천99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많은 동문들이 변호사를 비롯해 의사, 약사, 교사, 공무원 등 전문직종에서 일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