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부족해 계주도 못하는 육상팀이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대학체육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대학 체육특기생 선발제도'가 선수를 해당 학과에 한해 뽑도록 규정하는 바람에 체육대학이 없는 인천지역 대학들이 선수선발에 제한을 받는 등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체육 관계자들은 이에따라 “제도가 대학체육을 죽인다”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야구, 배구, 육상 등 8개 체육팀을 운용하는 인하대의 경우 특기생 선발정원이 묶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육상과 정구, 탁구 등 3개팀의 선수를 한명도 선발하지 못해 팀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3명으로 구성된 육상팀의 경우 1명이 올해 졸업하면 2명의 선수밖에 남지 않아 사실상 팀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
인하대는 체육관련학과가 60명 정원인 체육교육학과 하나에 불과, '정원의 30%내에서 특기생을 뽑아야 한다'는 학교 규정에 따라 올해 모두 18명의 체육특기생을 선발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많은 선수가 필요한 야구, 배구에 각각 8명과 5명씩을 배정하고 씨름과 유도, 배드민턴 등에 각각 2명과 1명, 2명씩 배정하고 나면 정작 육상 등에는 인원을 더 이상 배정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인하대 체육담당 관계자는 “7개팀을 유지하기 위해선 최소한 선발인원에 2배가 넘는 36명 정도를 확보해야 하지만 현재 선발인원으로는 육상 등의 팀은 해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행 체육특기생 선발제도가 체육대학이 별도로 있는 대학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반면 그렇지 않은 일반 대학의 체육은 고사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체육관련학과가 2개인 인천대의 사정도 마찬가지. 인천대는 올해 축구(6명), 씨름(7명), 배드민턴(2명) 등 총 21명의 체육특기생을 선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따라서 인천대의 체육팀 운용도 선수 수급상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대학체육의 부실화 현상은 결국 인천시의 전국체전 등 각종 대회의 성적부진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체전 종합순위 3위에서 올해 6위로 떨어진 것도 그러한 원인 때문이라는게 지역 체육계의 분석이다.
대학에서 체육팀 코치를 맡고 있는 한 체육인은 “제도를 당장 고치기 어렵다면 죽어가는 대학체육을 살리기 위해 인천시라도 나서 대학측에 대폭적인 지원을 하는 한편 당국에 관련학과 신설을 촉구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丁鎭午기자·schild@kyeongin.com
인천지역 대학 체육 고사 위기
입력 2000-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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