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위해 여론조사 실시안 수용 등 전향적 의사를 밝힌데 대해 국민통합 21이 11일 원칙적인 수용의사를 천명,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양측은 또 국민 경선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해석차이로 잠정 중단한 대표자회담을 이날부터 재가동, 단일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 마련에 나서기로 하는 등 절충을 본격화하고 있어 단일화 성사 전망이 한층 높아졌다.

노 후보측 이해찬(李海瓚) 협상단장은 이와 관련, 정몽준(鄭夢準) 후보측 이 철(李 哲) 협상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후보단일화 방안을 제의했고 이 단장은 “공정하고 객관적이면 수용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뜻을 전달했다.

정 후보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노 후보의 새로운 제안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는만큼 당내 대책기구에서 진지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후보단일화가 실제 이뤄질 경우 연말 대선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와 ‘반(反) 이회창’ 세력간 양자 대결구도가 구축되면서 대선승부는 예측할 수 없는 일대 접전 양상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양측은 특히 빠듯한 대선 일정을 감안, 단일화 논의를 조기에 매듭지은 뒤 대선후보 공식 등록일인 27, 28일 이전에 단일 후보를 낸다는 방침을 세우고 각종 단일화 방안에 대한 법적.현실적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빠르면 이번 주내에 단일화 성사 여부가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노 후보는 전남 순천 로얄호텔에서 열린 전남지역 종교지도자 조찬간담회에서 “유권자의 단일화 요구를 수용하겠다”면서 “유권자 통합을 위해 불리한 조건이 협상과정에서 나타나더라도 대담하게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노 후보는 전날 그동안 주장해온 경선을 포기하는 대신 전국 8개 권역에서 TV 토론을 거친 뒤 오는 25일까지 권위있는 여론조사기관 4-5개를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 단일 후보를 결정하자는 입장을 정한 바 있다.

정 후보측은 이에 대해 일단 노 후보의 제안을 원칙적으로 수용하는 한편 단일화 방안에 대한 내부 입장을 조기 정리, 협상을 가속화하기로 하는 등 단일화 논의에 적극 응하기로 했다.

이 철 단장은 “TV 토론을 실시하자는 것은 사실상 이미 합의된 것”이라며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내에서 갈리더라도 0.1%가 높은 쪽으로 단일후보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론조사를 실시하더라도 오차범위내 승부가 결정될 경우 이의 수용여부, 여론조사 참여자중 이회창 후보 지지층 배제 방안, 객관적인 여론조사기관 선정 문제, TV 토론회 및 여론조사 횟수 등을 둘러싸고 적잖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정 후보측이 검토하고 있는 양측 추천 선거인단의 후보선정과정 참여여부 및 선거인단 참여시 지분 범위,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의 단일화 협상대상 포함 여부 등을 놓고서도 절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