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과학 한국, 우리가 이끈다.”
 인천시 중구 운서동 30 영종도 야산에 자리잡고 있는 인천과학고등학교(교장·김인철). 미래 과학 한국의 기틀을 마련하고, 기초 과학 분야의 고급 인력을 키운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지난 94년 3월 개교한 인천과학고의 전체 학생수는 170명으로, 지난해 4회 졸업까지 모두 268명(조기진학에 따른 수료생 141명 포함)을 배출했다.
 인천과학고는 이·공계 분야에서 뛰어난 소질을 갖고 있는 학생들을 집중교육하는 특수목적고교다. 학생들은 각종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입상자와 중학교 내신성적을 반영해 선발한다.
 인천과학고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이나 교육내용 면에서 일반 고등학교와 상당히 다르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기숙사생활을 하며, 수업 외에 탐구활동과 동아리활동도 자율적으로 한다
 과학분야의 수업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만큼 모든 수업은 실험실습위주로 이뤄진다. 교육내용도 일반 이·공계 대학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과학고 출신 학생들이 일반 대학에 진학해 실험실습을 하다 보면 “고등학교에서 배운 것보다 오히려 못하다는 불평을 할 정도”라는 게 교사들의 얘기다. 2학년 말이면 학생들의 절반가량은 과학기술대학(KAIST)에 조기진학해 첨단 과학교육을 받는다. 지난해엔 2학년 전체 56명중 24명이 과학기술대에 진학했다.
 과학영재교육을 위해 학교측에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선 학습을 위한 탐구 및 토의를 활성화하고 이를 위해 도서실, 실험실, 어학실, 전산실, 멀티미디어실, 방송실, 합동강의실 등의 특별실을 24시간 개방체제로 운영한다. 특히 학교 전산망을 통한 과제 제시 및 점검, 질의 및 응답을 통해 창의적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있다.
 인천과학고는 교육부가 추진중인 7차 교육과정의 개념을 개교 때부터 도입했다. 학습 결과 및 학생의 희망을 바탕으로 각자 능력에 맞게 과목별로 담당교사가 학생들을 개별 또는 그룹으로 지도하는 것이다.
 학생들은 과학고 재학생답게 각종 수학·과학 경시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내기도 한다. 지난 97년 제9회 전국 수학·과학 경시대회에선 수학·화학 등 2개부분에서 최우수상을, 99년 제10회 국제 생물올림피아드에선 금상을 탔다. 지난해엔 전국 과학전람회에서 지구과학 분야 특상을 받았고 전국 컴퓨터 창의성대회에선 금상을 수상했다.
 인천과학고 교사들이 안고 있는 고민 중의 하나는 학생들의 학습능력 차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뛰어나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이 나오게 마련이기 때문. 중학교 시절 늘 상위권에 머물던 학생들이 하위권으로 밀릴 경우 더 큰 좌절감을 겪을 수 있어 이들 학생들에게 교사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에겐 별도의 기초 교육을 실시하고, 수준에 맞는 학습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그 덕분에 개교 이후 지금까지 한 명의 낙오자도 없었다는 게 교사들의 얘기.
 학교측은 이와 함께 학생들의 특기·적성교육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세워놓았다. 우선 교과 관련의 탐구활동으로 지난해부터 1학년은 현대소설문, 기초중국어회화, 기초해석, 기초대수기하, 유전공학, 천문학 2학년에선 문학의 이해, 기초확률론, 대수학, TOEFL 듣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과학고 학생들은 그저 '공부만 잘하는 학생'으로만 알려지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학생들은 자기 취미와 건강을 위해 공부 이외에도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벌이고 있다. 예체능 활동으론 수영, 테니스, 사물놀이, 검도, 애니메이션, 영화감상, 연극활동, 중창 등 다채로운 동아리활동을 벌인다.
 학생회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인천과학고의 특징. 학생회의 회장과 부회장은 학생들이 직접 선출하며 총무부, 지도부, 봉사부 등 8개 부서의 부장 및 차장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선출된다.
 지난해엔 학생 스스로 '학생 생활 규범'을 정했다. 아울러 기본 생활습관 잘지키기, 시간 잘 지키기, 근검 절약하는 태도 갖기, 공공 시설물 바르게 사용하기 등 직접 선정한 4대 과제를 학생회가 중심으로 실천하고 있다.
 인천과학고의 운영 목표중 하나는 바로 '생활이 즐거운 학교'. “대자연 속에서 학생들과 교사가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해야 충분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게 김인철 교장의 지론이다. 이런 이유로 학교에선 대학의 전공학과를 학생 스스로 결정한다. 부모나 교사는 단순히 조언자 노릇에만 그친다.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후회하지 않아요. 억지로 하는 일은 학생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김교장은 “기초과학 교육도 필요하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행동과 의사결정에 책임질 수 있는 인성교육도 매우 중요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