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하는 여성운동, 함께하는 여성운동, 생활속의 여성운동'.
 오는 27일 인천여성민우회 출범을 앞두고 준비위원장 이명숙씨(37)는 요즘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이렇다 할 여성 대중조직이 없는 인천에서 '여성민우회'를 창립하기위해 여기저기 뛰어다니느라 그에겐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이씨는 지난 86년 동구 송림동 나눔의 집에서 활동하다가 '근거지'를 부평구 청천동으로 옮긴 후 88년부터 지금까지 '햇살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빈민 탁아운동에 전념해 왔다.
 인천여성민우회는 이씨처럼 인천에서 다양한 사회운동을 벌이던 12명의 활동가들이 준비위원으로 모여 첫발을 내디딘다. 준비위원회엔 이씨를 비롯 홍미영 시의원과 학부모회 최산희씨, 성폭력상담소 장애순씨, 송림동 나눔의 집 김미경씨 등 다양한 여성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99년 11월부터 모임을 갖다가 새로운 '여성모임'을 만들자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성차별과 여성들이 안고 있는 각종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이같은 여성조직이 절실하다고 공감한 것이다. 이후 이런 공감대를 바탕으로 소모임을 계속 가졌다. 그리고 지난해 초 서울 한국여성민우회에 도움을 청한 후 7월말 중앙조직의 설립승인을 받아 본격적인 창립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준비위원회는 인천여성민우회 창립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5일부터 24일까지 여성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여성학교'와 주체성 문제를 다루는 집단 상담 프로그램 등을 열어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10월 29일부터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에 대한 의식을 높이기 위해 매월 가족 역사기행 행사를 벌이기도 한다. 이밖에 여성의 성차별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가기 위해 남동구 관내 남고생들을 대상으로 양성 평등교육을 실시해 호평을 받고 있다.
 이 위원장은 “여성민우회가 출범하면서 여성들의 의식향상을 위해 매월 월례강좌를 개설하고 남녀평등 실현을 위한 소모임들을 조직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방송이나 컴퓨터 등 매스미디어의 역기능을 사전에 예방하는 모니터활동도 벌여 아이들에게 좀 더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데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준비위원들은 각종 여성 성차별과 평등 프로그램을 통해 인식의 틀을 넓혀가고 각종 소모임을 확대해 회원을 확보하는 등 인천지역에서 여성평등을 실현하기위한 씨앗을 뿌린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 위원장은 “그동안 여성문제를 고민하던 활동가들이 진보적인 여성단체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인천여성민우회를 꾸리게 됐다”며 “지역의 많은 여성들이 모임에 적극 동참하고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李喜東기자·dh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