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간의 후보단일화 실현은 12·19 대통령선거의 경쟁구도가 근본적으로 뒤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상당한 격차로 우위를 지켰던 '1강2중' 구도가 '양강' 구도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이회창 후보가 40% 이상의 압도적 승세를 굳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노·정 후보단일화는 이른바 '반창연대'의 흐름을 띠면서 향후대선구도는 치열한 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여론조사기관 TN 소프레스의 김헌태 이사는 “대선구도가 치열한 혼전양상으로 빠져들면서 팽팽한 양자대결로 갈 것”이라며 “이번 대선이 지난 97년 대선때처럼 불과 몇 퍼센트의 지지율을 따지는 구도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장 한나라당은 17일 후보단일화 합의를 '국민사기극' '권력나눠먹기'라고 강력 비난하는 반면 민주당과 통합 21측은 '트집잡기를 중단하라'고 공동 대응하는 등 그간의 3각 대결구도가 양 진영의 대치로 급속히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과 통합 21측의 연대에 이어 자민련과 민주당 탈당파 의원들 및 이한동 전 총리와 반노(反盧) 세력의 중심인 이인제 의원이 반창연대에 합류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특히 지난 97년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김대중 대통령이 충청권의 김종필 총재와 'DJP 공조'를 통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 맞섰던 구도가 이번에 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이와 관련, 정치권에선 노·정 양인중 누구로 단일화가 될 것인지에 따라 반창연대의 폭과 깊이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몽준 후보가 그동안의 여론조사에서 충청권에서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보였고 최근 자민련 일부 의원의 한나라당 입당으로 JP의 한나라당에 대한 반감이 강하다는 점에서 정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김 총재가 그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충청권의 지지 여부와 함께 강한 보수 성향의 JP가 과연 노 후보를 지지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들이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반창연대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는 한나라당의 대응도 향후 정국 전개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반창 연대를 무산시키고 '이회창 대세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자민련 및 민주당 탈당 의원들에 대한 영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또 후보 단일화 TV 토론에 대한 맹렬한 선거법 위반 공세를 가하고 있다.

50대의 두 후보와 60대 후반인 이 후보간의 대결구도가 부각되면서 세대교체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정치권 세대교체'와 '안정적 국정경륜'이 첨예하게 맞부딪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