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미래는 우리 손으로…'.
 다양하고 창의적인 연구활동을 통해 인천시 각 분야에 걸쳐 '씽크탱
크'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인천발전연구원(원장·이인석, 이하 인발
연)이 올해로 개원 5주년을 맞아 더욱 성숙해진 모습으로 인천의 미래를 그
려내고 있어 관심을 끈다.
 지난 95년 4월 10여명의 석학들로 구성된 '인천21세기 연구센터'로 출범
한 인발연은 서구 심곡동 공무원교육원 부지로 이전하면서 규모를 키워 지
금은 원장 1명, 연구직 21명 등을 포함해 33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인발연의 연구진은 요즘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한 이후 공항특수를 인천으
로 유인할 수 있는 대안 등을 테마로 한 야심작 '인천의 재발견'을 내놓기
위해 분주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 개항을 계기로
인천을 재조명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천은 역사적으로 보면 바다와 땅이 열릴 때 피동적으로 대처함으로
써 그 열매가 서울로 가는 걸 지켜만 볼 수밖에 없었던 게 사실입니다.”
 인천항 개항에 이어 경인고속도로, 경인전철이 생길 때 인천이 스스로
그 몫을 찾지 못해 더 이상 내실있는 발전을 못했다는 시각이다. 이제 인천
은 국제공항 개항으로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지만 능동적으로 대처를 하지
못할 경우 희망을 접을 수도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인발연은 인천은 근대사에서 어떤 역할을 했고, 지금은 어떤 도시
며, 인천의 미래는 무엇인가를 짚어보는 '인천의 재발견'을 기획하고 있다.
 이 연구활동에는 전 연구원을 투입해 인천 지역경제의 변천사, 물류산업
의 토대와 전망, 지식기반의 발전전략, 전통제조업의 현 위치와 방향, 공항
개항의 파급효과와 지역개발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결과는 오는 10월
께 나올 예정.
 인발연 연구원들은 연간 1인당 2가지 연구과제를 맡아 모두 35~40가지의
과제를 수행한다. 인천지역의 현안문제를 정확히 파악해 올바른 시정을 위
한 정책을 개발하거나 현안문제에 대한 대안제시를 통한 시민 삶의 질 향
상, 인천에 관한 기초연구로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올들어서만도 인천시 재정확충방안, 인천시 공직비리방지에 관한 연구,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운영체계 개선방안 등 18개의 연구과제를 맡아 시정
에 도움을 주었다.
 이들은 그러나 인천의 미래를 구상하는 용역에 중복되는 경우가 종종 있
어 안타깝다고 털어놓는다. 김포매립지, 송도신도시, 영종도 배후단지 등
최근 잇따라 나온 지역의 개발구상을 보면 국제무역단지, 첨단정보단지가
빠지지 않고 포함돼 인천 전체적인 발전계획을 감안할 경우 중복된 걸 쉽
게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각의 신도시 개발구상에는 문제가
없지만 도시 전체로 볼 땐 분명 낭비적인 요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인천시
에 이를 조정할 만한 기능이 미흡해 이런 현상을 초래한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발연은 초창기에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만든 '2020 인천드림 계
획'에 대해 반성을 하고 있다. 총론과 11개 분야별 발전구상으로 되어 있
는 이 프로젝트에는 당시 인발연 연구원 전원과 외부 교수진 50여명이 참
여, 2년여 동안 연구한 것이지만 제대로 시행하지 못한 결과를 낳았기 때문
이다.
  도시기반정비계획과 환경보전종합계획 등은 이미 인천시가 설정했던 도시
기본계획과 당시 추진했던 환경보전장기종합계획과 차별성이 없어 장기적
인 구상을 제시할 수 없는 한계를 안고 있는 것으로 분석, 좀 더 세부적이
고 실천가능한 계획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패한 프로젝트가
준 교훈을 거울삼아 더욱 합리적인 연구에 매진할 것을 연구원들은 다짐한
다.
 인발연은 앞으로 연구진을 더욱 충원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제도시가
되려면 도시 이미지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고 하늘과 바다에서
바라보는 도시 등을 연구하는 도시경관 전문가 등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위촉연구원만 180명, 경기도 90여명 이지만 인천엔 24명이
고작이다. 그러다 보니 용역수행에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인석 원장은 “지금이야말로 인천이 재도약 할 수 있는 시
기라고 생각한다. 인발연 연구원들과 함께 인천의 현안문제를 슬기롭게 풀
어갈 수 있는 정책대안은 물론 후손들이 자부심을 갖는 인천의 미래를 설계
하는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