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선 직전 민주당 노무현, 국민통합 21 정몽준 후보측이 후보단일화에 전격 합의, 대선구도의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선거전략 전면 재검토에 나서 주목된다.

당은 그동안 '1강 2중' 체제를 묶어 두면서 '이회창 대세론' 확산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반창'세력이 분산되지 않고 연대를 꾀하기로 하면서 후보단일화로 나설 것에 대비, 두 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후보단일화가 성사될 경우다.

누가 되든 단일후보는 김대중 대통령의 유산을 물려받은 인물이라는 요지의 이른바 'DJ 양자론' '부패정권 계승자'로 거세게 몰아붙인다는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두 후보 중 누가 주자가 되든 '1강2중' 구도에 비해서는 무척 어려운 싸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노 후보가 주자로 나설 경우 대선구도를 '보혁구도'로 전환, 우리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이른바 보수세력의 지지를 이끌겠다는 복안이다.

최근 입당한 박근혜 의원을 이회창 후보의 '러닝 메이트'로 선정해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또 포철 신화의 주역인 박태준 전 총리를 비롯한 영남세력의 적극적인 지지를 유도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강원과 충청, 수도권의 지원을 병풍삼아 대선고지를 돌파한다는 구상이다.

한 당직자는 “노 후보가 개혁적이지만 민주당이라는 구각을 깨지 못한 인물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라며 “결국 노 후보는 'DJ의 계승자'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정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설 경우는 대선구도가 다소 복잡해질 것이란 분석이 팽배하다.

대선 정국이 '친 이회창'과 '반 이회창 연대' 구도로 급속하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정 후보를 중심으로 민주당과 후단협, 자민련, 이한동 등 제3세력이 우군화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관계자는 “정 후보가 단일후보로 나서면 선거구도가 '친창 대 반창'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며 “특히 지역주의가 부활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결국 충청권이 '캐스팅 보트'를 쥘 것으로 보고 충청권 공략에 심혈을 쏟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