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후보 대 이회창 한판싸움 어떻게 전개되나

'양 후보간의 결단=TV토론뒤 여론조사=후보단일화'라는 대공정이 완성되면 패자가 진정한 승자로 국민적 갈채를 받게 된다. 국민여론 수렴뒤의 정치적 대결단을 내리고 민주주의 절차에 승복했다는 사실은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록되며 '승복한 2등'의 정치적 장래가 밝아지는 것은 물론 본선에서의 역할 또한 중요해진다.

따라서 본선에서 상호보완적인 두 사람은 후보와 선대위원장이란 역할을 나누어 사실상의 러닝메이트로서 전국을 누비게 된다. 대선승리의 한 축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고, 2004년 4월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무현으로 단일화될 경우

'노무현-정몽준'진영은 '이회창-박근혜'진영에 대비해 대선을 '귀족 대 서민의 전쟁'으로 한판 싸움을 전개할 전략이다. 충청권 공략과 대선이후의 권력구조개편을 대비해 정몽준 후보는 김종필 총재와 자민련, 이한동, 후단협 등 중부권을 통합시켜 세불리기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서민후보 노무현의 개혁성향과 젊은층 그리고 호남과 서울-수도권 강점에, 정 후보의 국제적 이미지와 안정감을 묶어 취약지역인 부산 경남, 울산으로의 남진을 시도할 전망이다. 인물전으로서는 3김교체 연합후보 대 연장세력의 싸움으로 전환된다. 노 후보일 경우 승부처는 부산-경남-울산의 표심의 향배가 분수령을 이루며 20, 30대의 투표참여율이 결정변수가 된다.

'이회창-박근혜'진영은 '안정보수 대 급진좌경'의 싸움으로 몰아갈 전망이다. 호남인구의 두배인 영남표를 묶고 보수층의 안정희구심리를 자극해 충청권의 우위를 지킨다면 '92년 김영삼 대 김대중'의 싸움결과처럼 승산이 나온다. 역대 선거에서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절대적 표차가 나지 않았다.

호남은 단일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낼 게 확실하다. 한나라당은 노 후보를 'DJ의 후계자'로 몰아 대구 경북과 충청권을 안방으로 삼고, 부산-경남-울산을 어떻게 사수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정몽준으로 단일화될 경우

대선의 양상이 좀더 복잡해진다. '정몽준 후보와 이회창 후보'간의 지지계층은 상당부분 겹친다. 정몽준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대선은 역대선거와 마찬가지로 치열한 지역싸움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정 후보는 특정지역 이미지에 치우치지 않는데다 호남이란 고정표를 자연스럽게 흡수한 상태다.

정 후보는 강원, 충청, 대구-경북, 울산에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접전을 벌이면서 부산-경남과 서울수도권, 젊은 개혁성향의 표심들을 러닝메이트인 노무현 후보로부터 수혈받게 된다. 한나라당으로서도 그만큼 힘겹다. 승부의 표차는 매우 미미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나 후보단일화 시너지효과의 파괴력은 현재로선 가늠하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