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시스템 현황=인천시와 인천지방경찰청은 시내 교통흐름을 원활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90년부터 97년까지 지능형 신호제어 관제(CDS)시스템, 전자감응식 교통체제 구축 등에 무려 146억원 가량의 예산을 쏟아부었다. 이어 2000년엔 3월 동구 송림동 이건산업 앞에 감응형 교통신호기 설치를 시작으로 12월 서구 마전택지지구 입구에 이르기까지 7억3천33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83개의 감응형 교통신호기를 설치했다.
또 지난해엔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따라 1월 영종도 배후단지내 B교차로 지하차도 위에 감응형 교통신호기를 설치하는 등 3억39만원의 예산을 들여 32개를 추가로 설치한 상태다.
전자감응식 신호체계는 도심 각 교차로 진입 도로면에 차선별(좌회전, 대기, 직진) 차량검지기를 설치해 현장의 교통상황을 남구 주안 5동 인천경찰청 교통정보센터 중앙컴퓨터로 전송, 자료를 분석해 신호등의 표시 순서와 시간을 조정하게 된다.
시내 주요 교차로에 설치한 차량검지기는 설치비용을 포함해 개당 50만원 정도. 그러나 2000년 1천395개에 달했던 검지기는 지난해 12월에는 974개로 크게 줄었다. 대형 화물차의 중량으로 쉽게 파손되거나 도로 재포장 공사 등으로 훼손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리·보수 예산이 부족한데다 관리마저 제대로 하지 않는 바람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
◇실태 및 문제점=전자감응식 신호체계가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선 전자감응식 신호기와 차량검지기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한다. 하지만 시내 47개 주요 교차로(1개 교차로당 검지기 12개 설치)에 설치된 차량 검지기는 대부분 작동을 멈춘 상태다.
인천경찰청 교통정보센터 관계자는 “차량검지기에 대한 효과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을뿐만 아니라 운전자들의 민원제기로 지난해 11월부터 작동을 정지시켰다”며 “서울, 부산 지역 등지에서도 전자감응식 신호체계를 구축하고 있지만 검지기에 대한 실효성이 낮아 실제 사용률은 5% 안팎에 불과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자감응식 신호체계를 대신해 주요 정체구간 30여곳에 설치된 듀얼링 신호시스템도 원칙없는 작동으로 인해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실례로 남동구 남동공단 대로 구(舊) 조흥은행 앞 사거리는 '듀얼링 신호시스템'으로 인해 늘 차량이 뒤엉키는 혼잡을 빚고 있다. 듀얼링 신호시스템은 출퇴근 시간대 원활한 교통흐름을 위해 차량대기가 많은 방향의 신호를 평소 신호주기보다 길게 주는 신호시스템.
◇개선 방안=전자감응식 신호체계가 원활하게 작동하려면 차량 검지기 파손에 대한 수리·보수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는 게 경찰의 주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요 교차로에 설치된 좌회전·직진·대기 등 12개 검지기 중 하나가 고장을 일으켜도 신속한 복구가 불가능하다”며 “특히 검지기 1~2개의 고장 수리를 위해 공사 발주를 할 수 없어 문제”라고 말했다. 결국 차량 검지기를 신속하게 수리·보수하기 위해선 이를 전담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한 셈이다.
여기에다 차량 통행량이 많은 출퇴근 시간대엔 교차로 네방향 차량 검지기 모두가 신호시간을 늘려달라는 정보를 동시에 전송할 경우 중앙컴퓨터에 과부하가 걸리기 때문에 수신호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교통시스템 개발도 절실한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