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홍보전략에서 경기도는 소외돼 있다. 경기도와 수원은 경부선으로 가는 간이역, 호남선으로 가는 간이역과 마찬가지로 광고홍보와 유세전에서 제외돼 있다. 15·16대 대선과 총선선거결과 경기도의 표심은 여야가 거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만큼 표차가 없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모두 토박이가 25% 정도에 불과한 경기도정서상 특정지역의 정서가 발붙일 수 없어 특정후보로의 표심의 대량이동(표쏠림)이 불가능하다.

또 서울의 위성도시와 수도권 출퇴근 인구라는 점에서 모든 선거전략이 서울중심에서 시작되는 데도 원인이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모두 수원을 한번씩 다녀갔다. 그러나 이들은 한나절 거쳐가며 얼굴을 내민 정도이지 경기도의 표심을 잡기위해 집중적으로 '정책과 공력'을 쏟아붓고 있지는 않다. 양후보의 모든 관심과 일정은 부산과 경남, 대전과 충남에 집중돼 있다.

이회창 후보와 노무현 후보가 영남 특히 부산경남 등지에서 1박, 혹은 2박을 하면서 표심잡기와 공약을 내거는 상황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28일 노무현 후보가 부평의 GM대우자동차를 방문한 것은 대우자동차금속노조와의 특수한 관계를 상징할 뿐, 경기도와 인천이라는 지역배려와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회창 후보는 28일 수원을 방문했고 노무현 후보는 27일 수원을 방문했다. 그야말로 대전과 부산으로, 혹은 서울로 오는 길에 잠시 들른 '시혜'를 베푼 셈이다. 그나마 경기권공략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후보는 경기도 출신의 하나로 국민연합 이한동 후보 뿐이다. 11월26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당선권과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 그는 오히려 경기권만을 주공략대상으로 삼고 있다.

경기도는 양당 후보는 얼굴만 내밀고 후보부인들이 대신 나서는 준 공략지역으로 귀결된 듯하다. 이회창 후보의 부인 한인옥 여사는 27일 용주사 등을 방문했고, 노무현 후보의 부인 권양숙 여사 또한 안양과 성남 등지의 행사장을 돌고 있다.

경기도 소외는 양당에서 펼치는 정당의 정책광고와 후보광고에서도 드러난다. 선거법상 모두 70회로 돼 있는 정당광고 배분에서 경기권 언론사는 제외돼 있다. 이미 중앙일간지는 2회씩 돈 다음이고, 전략요충지라는 영남권과 호남권매체에는 정책광고가 실렸다. 경기도권의 홍보기획은 중앙일간신문 중심으로 편성돼 있다.

양당의 홍보관계자는 공히 “광고 효과와 지역안배를 우선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빼곡한 양당의 매체홍보순위에는 경기도권 언론은 보이지 않는다. 정책에서 제외되고, 홍보와 유세에서도 서울에 이은 부수적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 양당은 모두 도지부를 중심으로 선거를 치러간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도지부는 지구당조직을 통한 운동을 계획할 뿐 홍보전과 유세를 통한 경기도의 중요성 부각에는 안중에도 없다. 부산과 경남, 울산, 포항, 대전 충남이 사력을 다해 당력을 기울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경기도민들이 몇번이나 후보나 후보 부인들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