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급정원 조정에 따라 벌이고 있는 학익여고 교실 신축공사장. 고등학교 교실 신·증축공사가 차질을 빚고 있어 개학후 학생들이 불편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2학년도 신학기 학급당 35명 정원조정에 따라 벌이는 고등학교 교실
신·증측 공사가 큰 차질을 빚고 있다. 공사지연으로 개학후 상당수 고교
의 학생들이 수업에 불편을 겪게 될 것은 물론, 무리한 공사진행에 따른 부
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신·증축 현황=27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현재 교실 신·증축 공사
를 벌이는 고교는 공립 42개, 사립 17개교며 공사예산은 공립 276억8천만
원, 사립 115억2천만원 등 모두 392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공립에선 가정고가 14개 교실, 인천고·인명여고·부평고 등 8
개 학교가 10개 교실씩, 부개여고·부평여고·박문여고등 12개 학교가 8개
교실씩 신·증축하고 있다. 사립에선 서인천고가 12개 교실, 문일여고·인
성여고·인항고·송도고 등 5개 학교가 8개 교실씩, 명신여고·숭덕여고·
동산고 등 11개 학교가 6~9개 교실씩 새로 짓고 있다.
◇공사 지연·중단=대부분 학교공사가 낮은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갑작스런 정부의 학급정원 조정 정책에 따라 허겁지겁 신·증축
계획을 마련했기 때문. 이에 따라 대다수 학교에선 지난해 10월 이후에야
공사에 들어갔다.
특히 일부 학교는 교실을 지을만한 터가 없어 착공시기를 늦추다가 지난
달부터 겨우 공사를 시작했으며 아직 공사를 벌이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
제물포고는 이제서야 설계에 들어갔고 인천여고는 신·증축할 터가 없어 착
공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
지난해 10월말 공사를 시작한 학교의 공정률을 보면 동인천고·선화여상
·계산여고 등이 50~60%, 학익고·학익여고·계양고 등이 40~50%에 머물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오는 2월 말 준공은 고사하고, 신학기가 끝날 쯤에야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많은 학생들이 공사에
따른 소음 등으로 수업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공립에 비해 예산을 늦게 지원한 사립고들은 대부분 공정률이 더 낮다.
여기에다 사립고들은 대부분 영하 2℃ 아래로 기온이 내려가면 공사를 중단
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는 바람에 더 늦어졌다고 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대부분 급하게 교실 신·증축 공사를 하다 보니 이
런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었다”며 “최대한 준공일을 앞당겨 학생들이 불
편을 덜 겪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실공사·수업불편 우려=공기에 쫓겨 상당수 공립고교에선 겨울철 공
사를 강행했다. H·I여고는 지난 23일 영하 5℃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도 콘
크리트 타설공사를 하고 있었다. 또 K·S여고도 준공일을 맞추기 위해 규정
을 지키지 않고 무리하게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와 교육 관계자들은 “다른 투자는 하지 않고 정원을
몇명 줄인다고 선진국 교육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겠냐”며 “공사중인 학교
에서 어떻게 학생들이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