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를 돌려주세요….”
남구 문학동 주민들이 '파출소 복원'을 계속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이
지 않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은 파출소 복원 요구의 근거로 문학동의 주민 수가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점을 들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주민이 8천여명에 불
과했으나 1년이 지난 지금은 1만4천여명에 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문학동의 치안은 연수경찰서 주안8동파출소에서 맡고 있다. 주안8동
파출소 직원은 소장을 포함해 19명. 3교대로 근무하는 직원들이 주안8동과
문학동을 함께 관할하는 주민 수가 무려 3만4천여명에 이른다. 직원 한명
당 1천800여명의 주민을 담당하고 있는 셈. 현재 문학동에 무더기로 신축중
인 다세대 주택(빌라)들이 입주를 끝내 올해 안에 주민이 2만여명에 이를
것을 감안하면 직원 한명이 2천명이 넘는 주민을 담당해야 하는 처지다.
파출소 관계자는 “문학동이 관할지역으로 들어오면서 치안활동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근 관내에 인구가 부쩍 증가하면서 각종 범죄
신고도 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문학동사무소 관계자도 “문학동 일대에 200여건의 다세대 주택 허가가
나간 상태”라며 “다세대 주택들의 준공이 끝나 입주를 시작하면 주민 수
는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은 정부의 구조조정 정책에 따라 지난 2000년 6월 1일 문학파
출소(직원 15명)를 폐쇄하고 주안8동파출소로 통합했다.
주민들은 “급증하는 인구 등 지역실정에 맞춰 치안서비스도 달라져야 하
는 것 아니냐”며 “전에 쓰던 파출소 건물이 그대로 있는 만큼 경찰청에
서 여론을 수용하면 금세 파출소 문을 열수 있는데도 외면하고 있다”고 비
난했다.
주민들은 파출소 복원이 미뤄지자 2천여명의 연명서를 받아 경찰청과 청
와대, 고충처리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한 상태다.
10년 전부터 문학동에 살고 있다는 자율방범대원 이모(43)씨는 “최근들
어 폭력과 절도 등 각종 범죄가 자주 발생하고 있으나 현 경찰력으로는 치
안활동에 한계를 안고 있어 하루빨리 파출소를 복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
했다. 특히 파출소 문을 닫고 장기간 방치하는 바람에 건물 주위에 각종 쓰
레기가 널려 있는가 하면 청소년들의 탈선장소로 전락할 우려도 높다는 게
이씨의 얘기다.
주민 김한진(45·슈퍼운영)씨는 “동네에서 크고 작은 사건이 발생할 때
인근에 파출소가 없어 불편이 크다”며 “구조조정을 이유로 파출소를 없앴
다고 하는데, 많은 예산을 들여 지은 파출소 건물을 방치하는 게 혈세를
더 낭비하는 꼴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파출소를 없앴기 때
문에 다시 파출소를 복원하려면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상당한 시일
이 걸린다”며 “주민들의 고충을 상부에 건의해 파출소를 복원할 수 있도
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