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산 자락에 자리잡은 인천종합사회복지관(관장·이재만, 남구 학익1동 산 75의6)에 가면 복지관이라기보다는 교육기관의 분위기가 더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엔 사회복지법인 백암한마음봉사회가 운영하는 남인천 중·고등학교(학력인정 사회교육시설)와 백암어린이집이 같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곳은 지난 91년 종합사회복지관으로선 인천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
인천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에 대한 새로운 시대적 개념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가' '어떤 방법으로 현실 속에 감춰진 이웃의 삶에 관심을 유도할 것인가' 등을 고민하며 10년여동안 '복지의 전도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물론 이 곳도 여느 복지관과 마찬가지로 지역·가정·아동·청소년·노인복지 등 기본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 진행한다. 하지만 복지관이 '학원화'해선 안된다는 신념으로 수익창출보다는 사회환원에 운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복지관 프로그램 중 눈에 띄는 것은 치매노인주간보호센터. 단순한 보호 차원을 넘어 치료프로그램까지 병행한다.
지난 26일 오후 2시 30분 보호센터 문을 열자 노인 8명이 열심히 풍선을 치고 있다. 보통사람에게는 단순한 동작이겠지만 힘에 부치는지 이내 풍선이 바닥에 떨어지고 만다. 이 같은 상황이 수 차례 반복되자 풍선이 바닥에 떨어지는 횟수가 점점 줄어든다. 집중력을 기르는 훈련이라는 게 지일철(37) 부장의 설명이다.
이어 진행된 프로그램은 그림그리기. 이양희(34) 강사와 자원봉사자 허선자(41)씨는 잠시도 쉬지 않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할머니 어쩌면 이렇게 예쁘게 색칠을 하세요?” “할아버지 창의력이 대단하시네요!” 용기를 북돋우기 위한 세심한 배려다.
이 밖에 건강체조·물리치료·작업치료·건강관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줄줄이 진행된다. 이런 소식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면서 곳곳에서 문의전화가 쇄도하지만 여건상 1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없는 게 안타까울 뿐이라고 한다.
“그동안 방안에만 있다가 여기에 나오니 얼마나 좋은지 몰라. 강사가 얼마나 싹싹하고 친절한지….”
보호센터에 들어온지 10여일 됐다는 노축근(76·남구 용현4동) 할머니의 얘기다.
2000년 10월부터 강사를 맡고 있는 이양희 강사는 “각종 훈련을 통해 할머니·할아버지들이 밝아지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하지만 간혹 '자식들 고생 그만 시키고 죽어야지' 하며 한탄하는 얘기를 할 때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복지관은 다음 달에 '실버아카데미'를 개설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노인들의 사회적응력과 자존감 향상을 위해서다.
프로그램 중 컴퓨터교육과 자서전쓰기가 눈길을 끈다. 컴퓨터 교육을 통해 배운 타이핑 실력을 이용해 자신의 일대기를 기술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지난 95년 인천지역에서 처음으로 실버컴퓨터과정을 개설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복지관은 이처럼 노인복지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60년 2.9%에 지나지 않던 노인인구가 2002년엔 14%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것도 그런 이유 중의 하나다.
복지관측은 또 올해 자활후견인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도배·노래부르기 교실로 활용하고 있는 운동장의 조립식 건물 일부 공간을 활용해 미싱작업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복지관이 영리 추구에 급급해선 안되지요. 원론적인 얘기지만 가족기능 강화와 지역사회 조직화를 통해 사회통합을 이끌어내는 것이 우리 복지관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복지관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 시각이 안타깝다는 지일철 부장은 복지관의 방향을 이렇게 요약했다.
[사회복지관은 지금 - 인천종합사회 복지관] 노인복지 선구자역 충실
입력 2002-0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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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28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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