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의 공항운영 주체인 공항종사자의 권위주의적 태도나 이용객들의 무질서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런 사례는 인천공항 인터넷 홈페이지 고객불편센터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달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하던 이모(24)씨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보안검색을 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앞에 있던 D항공사 보안관계자가 검색 직원들에게 “내가 누군지 아느냐? 왜 검색대를 한 곳 밖에 운영하지 않느냐?”며 화를 내면서 보안검색대를 그냥 통과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보안 관계자가 검색대를 지나면서도 다른 승객들과 같이 직원 안내에 따라 협조하는 게 당연한데도 신발을 벗어달라는 직원 요구에 눈을 흘기는 것을 보고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얼마 전 가족과 함께 외국여행에 나선 박모(42)씨 가족도 항공사 직원들의 불친절로 큰 불편을 겪었다. 박씨 가족은 탑승권을 받으려고 D항공사 체크인카운터를 찾아갔다가 여직원으로부터 “남편의 입국날짜가 구여권에 찍혀있기 때문에 탑승권을 받으려면 구여권을 제출해야 한다”며 “출입국관리소에 가서 남편의 여권에 도장을 받아오라”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남편이 이미 여권을 재발급해 항공권을 구입했고, 비자기간 만료전에 출국하는 것이어서 구여권을 볼 필요가 없다”고 얘기했으나 여직원은 “가보면 안다”는 말로 쌀쌀하게 대답했다는 것이다.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외국길에 나섰다는 박씨는 “승객들을 귀찮아 하는 항공사 직원의 불친절한 행태는 이제 고쳐야 한다”며 “승객들에게 권위적으로 군림하려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들의 불친절·비전문적인 태도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일부 민원처리실의 위치가 잘못 선정됐는데도 개항 1년이 넘도록 개선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병무신고처의 경우 국제선도 아닌 국내선 끝에 있어 일부 승객중 병역미신고자들이 출국심사도중 항공사 직원과 찾아간다 해도 시간이 너무 걸려 비행기를 놓쳐버리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출입국 검색대 입구에 있는 세관 휴대품신고처의 사정도 마찬가지. 상당수의 승객들이 검색을 받느라 신고처를 지나쳐 버리기 때문에 출국 심사도중이나 출국심사가 끝난 후 면세점을 돌아다니다 출국 직전 휴대품신고를 하기위해 다시 출국심사대를 역통과해 세관을 찾기 일쑤다. 외국인 승객이 면세품을 구입해 부가세를 돌려받도록 한 부가세 환급처의 위치도 잘못돼 외국인 승객이 출입국심사관을 세관직원으로 잘못 알고 반출확인 스탬프를 요구하거나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부가세 환급처를 찾아 헤매다가 탑승 시간에 쫓겨 그냥 출국하는 일도 자주 벌어지고 있다.
 공항을 찾는 이용객들이나 관광객들의 무질서도 문제다. 특히 단체 관광객의 경우 시설물을 마구 사용하는 바람에 다른 이용객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는 게 공항 관계자들의 얘기다. 화장실의 물을 내리지 않아 악취와 쓰레기로 난장판을 이루는가 하면 여객터미널내 벤치나 바닥에 앉아 술을 마시거나 화투놀이를 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공항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인천공항 여객서비스팀 관계자는 “아무리 훌륭한 시설을 갖추었다 해도 이용객이나 공항종사자들의 질서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후진국 공항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