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나라는 물론 세계 각지에서 수입하는 수산물까지 집결되는 국내 최대 수산물시장인 연안부두 인천종합어시장에 연일 많은 시민들이 찾아 크게 붐비고 있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지난해 신임 이승부(51)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각 부서별로 더욱 활기차게 움직이고 있다.

“어시장 상인들이 힘든 세월을 살아왔다는 선입견을 갖고 억세다고 보는 손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시장 부녀회와 청년모임인 어사회(어시장을 사랑하는 모임)에선 불우이웃돕기와 소년소녀가장 돕기, 복지시설 후원, 독거노인 후원을 남모르게 실천하는 등 따뜻하고 여린 가슴을 지니고 있어요.”

국승문(48) 어사회장의 얘기다. 그는 “예전에는 일부 상인들이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거나 수입 수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한 적도 있었다”며 “그러나 이제는 상인들이 스스로 나서 양심을 속이지 말자는 의지를 다지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인다”고 말했다.

어시장 부녀회(회장·김순녀)도 보이지 않은 곳에서 많은 봉사활동을 벌인다. 오는 7일 인근 지역 노인 1천명을 초청하는 노인잔치의 뒷바라지도 부녀회에서 도맡을 정도다. 이들은 또 북성동 무료급식소 등에서 불우노인들을 위한 각종 자원봉사도 마다하지 않는다.

김순녀 회장은 “주위 사람들이 잘되어야 장사하는 이들도 더불어 잘될 수 있다는 믿음이 봉사활동을 벌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어시장 상인들의 영업전략 중 하나는 바로 '실속'이다. 실속이 있어야 손님도 늘어난다는 것이다. 인천종합어시장에는 수도권 인근 지역 포구에서 느끼는 정취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실속'이 있다는 점이다.

어시장에서 취급하는 각종 수산물은 연근해산과 원양산, 수입산을 망라하고 있다. 수도권 인근 지역 수산시장과는 달리 인천어시장은 산지에서 물량을 직접 구매해 도·소매로 판매한다. 따라서 신선도와 가격면에선 따를 경쟁업체가 없다. 원산지에서 직접 구매하는 것과 차이없는 신선도를 유지하는 '노하우'도 대단하다. 각 점포마다 자신들이 직접 관리하는 냉동창고를 보유하고 있고, 산지에서 직접 구매한 수산물에 대한 유통까지 맡고 있기 때문에 '물량이 없어 못 판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어시장은 각 기능별로 나눠 운영된다. 2천300평에 7개 부서 500여 점포가 있으며 상인들만 해도 1천명이 넘는다. 기능별로는 선어소매부(회장·김성권), 선어도매부(회장·박승용·전승호), 젓갈부(회장·황인태), 패류부(회장·이종래), 건어·멸치부(회장·김갑수·조성신), 냉동수산물을 취급하는 기타부(회장·최순실), 활어부 등으로 운영된다.

선어도매부는 주로 조기, 갈치, 병어, 홍어, 아귀 등을 취급하며 도매와 소매기능을 겸해 시장을 찾는 주부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선어소매부는 광어, 우럭, 농어, 장어 등 활어와 선어를 취급하며 싱싱한 활어와 자연산 선어의 회를 즉석에서 떠 포장해 주고, 식당에서 바로 맛볼 수 있게 한다.

건어부는 건작부와 멸치부로 나뉘어 있다. 건작부에선 상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건작장에서 직접 말린 굴비, 우럭, 노래미, 박대, 양태, 가오리 등을 판매한다. 멸치부는 멸치, 건오징어, 건새우, 김, 미역 등을 취급한다.

젓갈부는 새우젓, 조개젓, 명란젓, 창란젓, 황석어젓, 밴댕이젓, 오징어젓 등을 판다. 특히 새우젓은 전남 목포에서 가장 질 좋은 육젓과 오젓, 강화 추젓 등을 상인들이 공동으로 보유하고 있는 굴에서 1년동안 숙성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

패류부는 꽃게, 바지락, 동죽, 낙지, 새우, 소라, 전복, 각종 조개류 등 다양한 수산물을 취급하고 있다. 주로 영양분이 많은 서해안 개펄에서 채취한 자연산만 취급한다. 이중 가장 인기가 좋은 꽃게는 살이 많은 4~5월에 많이 팔리는데 최근엔 선물로도 잘 나간다.

기타부는 냉동수산물 전문취급 부서로 동태, 고등어, 오징어, 꽁치, 임연수어 등의 냉동과 생물을 동시에 판매하고 있으며 참치 등 일식재료 일체를 취급한다.

활어부는 선어소매부와 기능이 겹치기도 하지만 순수한 활어만을 취급해 즉석에서 싱싱한 회와 매운탕을 맛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어시장 상인들이 정한 또 다른 영업전략 중 하나는 '양심'이다. “제대로 된 수산물을 제 값에 팔자”는 얘기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고발센터'를 설립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승부 사장은 시장을 돌다가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거나 물건을 제값에 팔지 않는 상인들에게 즉시 시정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2~3차례 적발되는 경우 아예 어시장 이름으로 관계기관에 고발할 만큼 의욕이 남다르다.

인천종합어시장은 소비자들이 가장 적합한 시기에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도록 인터넷을 통한 '수산물정보센터(가칭)'를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종합어시장 주변에는…
인천종합어시장은 1972년 인천역 주변에서 노상으로 형성된 뒤 시 정비를 계기로 1975년 연안부두로 이전했다. 연안부두는 서해안 일대 휴양지인 백령·연평·덕적·자월·무의도 등을 운항하는 여객선과 300여척의 어선, 급유선 등의 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