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영업중인 택시는 7월말 기준으로 1만2천530대(개인택시 포함). 1만5천605명의 운전기사가 밤낮 없이 시내 도로를 달리면서 시민의 발이 되고 있다.

IMF 구제금융 시절 명예퇴직자들이 대거 택시업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3개월도 채 못돼 포기했다. 그만큼 택시영업이 만만치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나름대로 영업방식도 있어야 하고, 때론 취객이나 난폭한 손님을 맞아야 하는 등 어려운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게 운전사들의 얘기다.

12시간의 고된 근무에다 사납금을 맞추다 보면 과속과 끼어들기는 어쩔 수 없는 일. 그래서 택시운전사들 사이엔 과로보다 사고가 더 큰 스트레스다.

요즘 인천시내 택시업계는 경기침체가 이어져 손님이 크게 줄면서 불황을 겪고 있다. 게다가 택시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계속 오르면서 더 힘든 상황이다. 현재 LPG 가격은 ℓ당 590원대로 2001년에 비해 두배 가까이 올랐다.

업계에선 “LPG 가격을 계속 올리는 것은 택시 근로자들에게 죽으라는 말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한다. 택시 운전기사들도 “회사택시 운전사들의 월 평균 소득은 100만원 내외, 개인택시 역시 15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며 “일부 공기업 직원 연봉이 5천만원, 최근 노사 협의에서 타결된 현대 자동차 근로자들의 연봉이 6천만원이나 된다는 얘길 들을 때면 살맛이 나지 않는다”고 푸념한다.

대중교통하면 바로 떠올리는 것이 시내버스다. 인천에서 영업중인 시내버스는 1만6천99대. 십수년 전까지만 해도 버스는 시민들의 가장 보편적인 교통수단이었다. 그러나 승용차가 늘어나고 인천지하철이 생겨나면서 버스 승객은 계속 줄고 있는 추세다. 출퇴근 시간 가릴 것 없이 벌어지는 교통체증도 근무환경을 더 열악하게 하고 있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사정도 마찬가지. 사료 원료인 곡물을 실어 나르는 전상환(44)씨. 전씨는 지난해 할부를 끼고 있는 중고 화물차를 3천만원에 구입했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5층짜리 12평 아파트에 월 15만원씩 주고 두 아이와 살고 있는 전씨에겐 한 달 40만~50만원의 양육비는 엄청난 부담이다.

인천에서 영업중인 화물차(용달포함)만해도 2만7천362대에 이른다. 전씨는 “수송물량은 줄고 화물차는 계속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로라면 한달에 100만원 벌이도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지하철 기관사들도 할말이 많다. 지난 6월 처음 파업을 시도한 이들은 기관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을 탓했다. 기관사들은 “1인 승무제도가 시민들과 기관사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근무환경 개선과 보직 이동에 대한 원칙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도 이들은 시민의 발을 자처하며 나름대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새벽을 열고 있다.

Y택시회사에서 일하는 이상철(43)씨는 “단순히 돈벌이를 한다고 생각하면 일자체가 너무 힘들지 않겠느냐”며 “바쁘고 지친 승객들을 안전하게 모셔다 드리는 일도 택시운전사가 맡고 있는 공익사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