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이 만들어진 것은 제물포항이 개항(1883년)하고 한해가 흐른 뒤 청나라 영사관이 설치되면서부터다. 1940년대까지만 해도 중국산 능라주단을 비롯해서 한약재, 도자기 등 온갖 물품을 거래하는 무역상과 청요리 집이 자리잡은 인천 최대의 상권으로 이름을 떨치며 1만여 명이 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곳이긴 하지만 60년대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화교의 재산권에 대한 강한 억제 정책으로 상권문화가 크게 발달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이나타운은 90년대 말까지만 해도 상권이 침체돼 문을 닫거나 다른 곳으로 이전한 업소들이 많았다. 그러나 지난 2001년부터 중구청이 이 곳을 관광특구로 지정받아 본격적으로 개발하면서 다시 부활하고 있어 인천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상권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차이나타운은 인천역을 마주하고 위치해 있어 전철이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찾기 쉽다. 인천역을 뒤로하고 바로 앞으로 난 횡단보도를 건넌 뒤 곧장 마주치게 되는 자그마한 언덕부터가 차이나타운이다. 반대로 차량을 이용해 찾아오는 시민들에겐 아직까지 불편한 점이 많다. 차이나타운 자체가 구도심지역이라 아직 주차 시설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천역 앞 언덕을 걸어 올라가다보면 오른쪽에 중국 전통 문양을 새긴 붉은색 건물이 눈에 띄는데 이 곳이 바로 북성동 사무소다. 중구청이 기존의 동사무소를 리모델링해 중국풍으로 바꿔 차이나타운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언덕을 따라 올라 골목이 끝나는 지점에서 똑바로 쳐다보이는 간판은 '대원한약방’이다. 대원한약방에서 왼쪽으로 몸을 돌려 서른 걸음쯤 옮기면 1917년에 세워진 인천중화기독교회가 보인다. 교회에서 조금 떨어진 맞은편 골목에 있는 붉은 담장 기와집은 중국인들의 절이자 옛날 쿵푸 도장이었던 의선당(義善堂). 여기에서 왔던 길을 돌아 1분쯤 걸어가면 거리의 상점 문에는 유독 한자가 많다. 차이나타운임을 알려주는 징표들이다.

차이나타운이 본격적으로 조성되기 전까지만해도 이 곳엔 116개의 소규모 점포가 있었다. 그러나 개발 이후엔 새로 문을 여는 업소가 해마다 늘고 있다. 2001년에는 쿵푸도장인 정무문과 만두전문점인 원보 등 7개 업소가 문을 열었다. 2002년에는 중국 식당 향만성과 식품점 등 10개가 개업했다. 올들어서는 지금까지 10여개 업소가 차이나타운을 찾았다. 2년만에 중·대형 규모의 식당과 잡화점 등 27개가 새로 문을 연 셈이다.

차이나타운의 붐을 조성한 곳이 바로 중국 요릿집 '자금성’이다. 굵은 붉은 색 기둥이 출입문을 떠받치고 있고 입구에는 수구장식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 일대에 있는 또 다른 요릿집 풍미라든가 대창반점, 혹은 화교협회 맞은편에 있는 상원이 오래전부터 자리를 잡고 차이나타운의 명맥을 유지했다면 자금성과 태화원, 본토, 부앤부는 차이나타운의 상권을 활성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엔 중국 요릿집 5곳을 비롯해 중국식 만두전문점 2곳, 특산품(잡화점) 4곳, 쿵푸도장 1곳, 한식당 6곳, 횟집 2곳, 화원 3곳, 카페 2곳 등이 새로 문을 열었으며 상주 인구가 늘면서 PC방도 1곳이 새로 생겨났을 정도로 개업열풍이 불고 있기도 하다.

차이나타운 상권의 매력은 '자장면'에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우리 나라 국민들의 기호식품이 되어버린 자장면의 원조가 바로 이 곳 차이나타운이기 때문이다. 2~3년전부터 신문과 방송에 이 같은 내용이 알려지면서 주말이면 중국 전통 요릿집에는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서울은 물론 가까운 수도권지역에서 전통 자장면과 중국 요리를 맛보려는 시민들이 찾고 있다. 대부분의 중국 식당은 업주와 종업원, 주방장 모두 화교들이어서 중국말을 듣는 것이 그다지 생소하지 않다.

차이나타운의 상권은 먹거리와 볼거리를 갖췄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장점을 갖추고 있다. 아직 주변조성이 마무리되지 않아 공사가 진행중이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주말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점점 각광을 받고 있다. 또 차이나타운 뒤편에는 우리 나라 최초의 서구식 공원인 자유공원이 있어 인천 구도심권과 인천항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어 차이나타운을 찾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차이나타운은 오랜 가옥과 1900년대 초반의 가옥풍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장소로 자주 이용되고 있기도 해 새로운 관광지로서의 역할도 기대된다.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북경반점'을 이 곳에서 모두 촬영했고, 최근까지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야인시대, 피아노 등도 이 곳에서 촬영했다.
인천의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차이나타운은 인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대중국 교류의 중심상권으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