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아파트형 공장에 자리잡은 (주)나인디지트(대표·우상모·남동구 고잔동 722)는 화합물 반도체용 재료 중 고순도 희유금속을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벤처기업이다.
 
희유금속(稀有金屬, rare metal)은 산출량이 적은 것에서 유래된 유용한 금속원소의 총칭.
 
고순도 희유금속이란 게르마늄(Ge), 인듐(In), 갈륨(Ga) 등 비철금속 소재의 순도를 99.99% 이상 높인 금속으로 이동통신이나 광통신 분야의 핵심소재로 사용된다.
 
고순도 희유금속은 실리콘 반도체를 대체하는 화합물 반도체의 핵심 원료이기 때문에 이동통신산업을 국가 핵심산업으로 설정하고 있는 국내에서는 필수적인 산업분야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같은 고순도 희유금속을 생산하는 업체는 미국 및 벨기에, 프랑스, 일본 등의 10여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나인디지트가 고순도 희유금속을 생산하기 전까지 국내 반도체 및 이동통신용 부품의 원료인 고순도 희유금속은 전량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나인디지트가 고순도 희유금속을 생산하면서 발생한 수입대체효과는 2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나인디지트가 고순도 희유금속 생산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0년 10월.
 
원료 수급에서 제조, 판매에 이르는 라인이 카르텔적 산업구조를 형성,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 기술력 하나만을 무기로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설립 당시 자본금도 1억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기술력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2001년 1월 서울산업지원센터에 입주했고 같은해 11월 건식 게르마늄 정제 생산을 시작했다.
 
이어 2002년 고순도 인듐 개발 및 생산에 돌입했고 2003년에는 고순도 갈륨 개발에 착수해 국내 처음으로 7나인(N:99.99999)의 갈륨을 생산하면서 고순도 희유금속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로 떠올랐다.
 
본사를 공항 등과의 접근성이 뛰어난 인천 남동공단으로 이전한 것은 2001년 10월로 지금은 남동공단 19블록 4로트에 제2공장까지 갖추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지난해 일본업체에서 기술개발 대가로 매출액의 3%를 로열티로 받기로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특히 일본과는 지난해 귀금속 정제와 관련한 계약을 체결하고 개발을 마무리해 조만간 생산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올해 일본 수출 목표는 100만 달러에 이른다.
 
이 회사는 '건식금속게르마늄 제조방법과 정제장치', '중금속 및 유해성분 제거 산업폐수처리제', '동 및 동합금판 표면의 녹청착색방법' 등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여기에다 정부국책 과제로 '갈륨 비소의 고순도 금속정제 기술개발'과 '트랜지스터 반도체의 핵심원료인 고순도 인듐제조' 연구를 수행했으며 지난 2002년엔 벤처경연대회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또 화합물 반도체 스크랩을 재활용하는 시스템을 구축, 환경보전에도 일조하고 있다.
 
화합물 반도체 스크랩의 재활용은 회사의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국내 반도체 성분의 해외노출을 방지할 수 있어 반도체 산업의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처럼 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는 회사지만 인력은 13명밖에 안된다.
 
매출 규모는 창업 1년차인 2001년 1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02년 15억원에 이어 지난해 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의 매출액 목표는 60억원이다. 2~3년 내에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게 이 회사의 목표.
 
우상모 사장은 “최근 화합물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국내에서도 이동통신단말기, 칩, 부품제조, 웨이퍼가공 등 관련업체들의 생산이 확대되고 있어 국산 고순도 금속소재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기술력을 더욱 길러 IT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