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의 쟁점이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면서 각 당별 판세 또한 이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12개 선거구에 대한 각 당별 자체 판세분석 결과 열린우리당은 12개 선거구 전역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5~6곳, 민주당은 2~3곳에서 각각 승리할 것으로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민주노동당도 2~3곳, 자민련과 녹색사민당은 1곳 정도씩 기대하고 있다.

◇한나라당=탄핵정국을 경계하면서 40대 중반 이상의 보수층을 응집시킨다는 전략이다. 아직까지는 시민들 상당수가 탄핵안에 대해 감정을 갖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양상이 변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보수 계층인 박근혜 대표체제가 출범한 만큼 여성들의 표결집이 힘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보수계층이 강한 중·동·옹진과 남구을, 연수지역 등을 중심으로 보수세력을 전지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대선 당시 우세지역인 연수구와 서·강화 을, 남구을 등과 남동 갑, 남동 을, 부평 갑 등에서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다 학계와 법조계 출신 신인들의 선전이 이어질 경우 더 탄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탄핵 여파로 당장은 어렵겠지만 민심을 되찾으면 인물과 정책 위주의 총선전략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2~3석 확보를 자신하는 이유로 후보의 '인물론'을 꼽고 있다. 당쇄신에 따른 이미지 회복과 함께 탄핵역풍이 가라앉으면 유권자들의 표심 향방이 자연히 인물론에 쏠릴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경제전문가와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한다는 입장.

서·강화 갑 출마예정자의 경우 재선의원으로서 풍부한 경험과 조직력, 깨끗한 이미지가 맞물려 이번 총선을 이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부평 을과 계양 갑 출마예정자의 경우 현 노무현정권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경제 전문가란 점에서, 남구 을은 인천 토박이에다 대학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깨끗한 이미지가 장점이라는 판단이다. 이밖에 출중한 후보가 많아 탄핵역풍이 수그러들면 지지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열린우리당=탄핵 역풍의 부가가치가 엄청나게 커져 탄성을 지르고 있다. 당초 약세로 분석됐던 4~5곳의 지역구마저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후보들을 여유있게 앞서나가자 오히려 선거과정에서 나타날 지도 모를 투표자들의 견제 심리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견제 심리가 확산될 경우 열린우리당의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12개 전 선거구에서 우세를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으나 이 상태로 선거전이 굳어질 것으로 보진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당측은 '돌발 사고'를 막기 위해 출마예정자들과 선거관리인들을 대상으로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다. 또 선거법을 철저하게 준수하기 위해 지역구 선거 사무원들과 긴밀하게 협조하는 등 조직관리에 힘쓰고 있다.

◇민주노동당=탄핵정국으로 열린우리당이 유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조만간 거품이 빠질 것이란 판단이다. 기존 정당에 신물이 난 30~40%대의 부동층이 정책·민생정당인 민주노동당을 대안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부평 갑과 서구·강화 갑 출마예정자의 경우 지방선거 등을 통해 지역에서 인지도를 상당히 높인 상태여서 다른 출마예정자들과의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 중·동·옹진과 연수구, 부평 을 역시 실전에서 인지도만 높인다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 남구 갑의 장광수, 남동 갑의 신창현, 서구·강화을의 최미란 출마예정자 역시 부동층 공략만 제대로 이뤄진다면 경쟁력을 충분히 갖는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민련·녹색사민당=2개당 모두 전체 12개 선거구 중 각각 6명의 후보를 내고 1석 정도를 기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이들은 기존 정당에 지친 유권자들에게 인물론을 부각시킴으로써 이번 총선을 치른다는 전략.

자민련은 상당수 유권자들이 정당보다는 인물을 꼽을 것으로 보고 정책개발 등에 주력할 방침이다. 녹색사민당은 유권자들이 기존 정당보다는 신선한 정당을 원하는 만큼 한국노총 등과 연계해 표심을 이끌어 내겠다는 구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