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서구 가좌동 (주)이오시스템(Electro Optical System·대표이사 이원승)은 광학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979년 한국광학기술개발(주)로 출발, 2000년 사옥을 인천 주안공단으로 옮기면서 '(주)이오시스템'이란 상호로 바꾼 인천의 향토기업. 현재 연간 매출은 평균 200억원 수준이나 향후 500억~600억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이 회사의 주요 생산품은 광학기술을 응용한 첨단제품.
 
광학기술은 카메라, 쌍안경으로 시작해 인공위성에 들어가는 고해상도 카메라까지 응용의 폭이 상당히 넓다.
 
가전제품에도 광학기술이 필요하며 기존 통신에 광학기술을 활용한 것이 바로 광통신이다. 이처럼 광학기술은 다른 산업과 연계했을 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이오시스템이 주목을 받게된 계기는 세계 최초로 비냉각방식 열영상 조준경을 개발하면서부터다. 회사 자체 기술로 만든 열영상 조준경은 물체에서 발산하는 열에너지를 가시광으로 바꿔 영상화함으로써 빛 공급이 전혀 없는 야간에도 물체를 볼 수 있는 장비다. 특히 비냉각 방식을 채택, 무겁고 전력소모가 많은 기존 냉각방식의 단점을 개선했다. 또 안개 등으로 시계가 불량할 때에도 적외선이 양호하게 대기를 투과하기 때문에 표적을 탐지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 장비를 개발하는 데 무려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 회사는 또 공작정밀기계의 부품인 '로터리 엔코더'와 수입에만 의존하던 카메라장비의 렌즈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쾌거를 올렸다.
 
이로써 국내 광학산업의 '글로벌 경쟁체제'를 구축한 동시에 고가의 수입장비를 국산화해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오시스템의 이런 성과물은 동종 업계 1위를 향한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투자에 주력한 결과다. 과거부터 선진국에서는 광학기술의 기여도를 인정해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오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했다. LCD, 반도체 등에 쓰이는 핵심 부품은 일본에 의존할 정도로 뒤떨어져 있었다.
 
그러다 최근 몇 년사이 광학기술이 2만달러 시대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로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이오시스템이 광학산업을 국내 전략산업으로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분야에서 국내 대기업과 외국사가 합작한 경쟁사가 있긴 하지만 이오시스템만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
 
이오시스템의 또하나의 강점은 우수한 인력이다. 전체 직원 150명 중 40명이 연구원으로 이들 중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엘리트도 상당수다. 이 회사는 지난 1981년 연구소를 세운 후 매출의 10% 이상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고 있다.
 
회사측은 연구인력 확충을 위해 병역특례 실시와 함께 기능직 사원들에게도 석·박사 과정과 관련기술 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구원들은 기술개발 동향을 알 수 있는 해외 세미나에 연 2회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하고 매달 한번 연구결과를 발표해야 한다.
 
이오시스템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설계, 부품생산, 조립·조정, 완제품 생산, 평가 등의 기술을 보유한 회사로 최근에는 상용 쌍안경(EBS Series), 의료용 IR카메라, 광파기 장비 등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각 분야에 접목시켜 진출무대를 넓혀가고 있다.
 
이 회사가 만든 상용 쌍안경은 이미 일본에서 수입의사를 밝혀왔으며 의료용 IR카메라 역시 미국과 수출계약을 맺은 상태다.
 
회사 관계자는 “광학기술은 기존 산업을 첨단화해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기술”이라며 “앞으로 지금까지의 응용 사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무궁무진한 활용분야가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오시스템은 앞으로도 기술력을 한층 보강해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2000년 연구개발분야 우수방산업체로 선정돼 국방부장관 표창을 받았으며 같은해 ISO 9001 경영품질인증을 획득했다.



[인터뷰] 이원승 이오시스템 대표

“기업은 창의적이고 뛰어난 인력자원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에 미래가 달려 있습니다.”
 
(주)이오시스템 이원승(60·사진) 대표이사는 “수요가 줄었다고 기업들이 기술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기술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세대학교 전기공학과를 나온 후 LG전선에서 기술부장, 공장장, 신사업담당 임원을 지낸 엔지니어 출신이다. 국내 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 광학부품만은 국내에서 생산·조달해야겠다는 생각에 설립한 회사가 (주)이오시스템이다.
 
지난 1979년 설립 이후 '연구개발 중심회사'라는 기본 경영방침을 잊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 그의 얘기.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의도 거절한 채 이 회사에 몸담고 있는 연구원이 적지 않은 것도 연구개발, 인력자원에 대한 그의 애정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