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들이 취업전선에 나섰다'.

17일 인천시 연수구 동춘동 인천중소기업제품종합전시장에서 여성 구직자만을 위한 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인천에서 여성취업박람회가 열린 건 처음이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특)한국여성경제인협회 인천지회 등이 주관한 이날 행사장은 주부들과 졸업생 등 일자리를 구하려는 여성들로 오전부터 북적거렸다.

컨설팅·정보·홍보관, 채용관, 취업이벤트관 등으로 구성된 행사장에는 인천·경기지역 30여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여성문화회관, 여성의광장, 남구 여성인력개발센터 등 여성관련 기관·단체들도 참석했다.

구직자들은 각 기업이 마련한 부스를 돌아다니며 면접을 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를 얻느라 분주해 보였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려 온 아줌마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심지어 갓난아이를 안고 오거나 유모차를 밀고 온 주부들도 있었다.

행사장을 찾은 주부 김미경(45·중구 항동)씨는 “남편 월급만으로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인 자녀 2명의 교육비를 대는 것도 버겁다”며 “특별한 기술은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열심히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부 구윤숙(43·남동구 간석동)씨는 이날 현장에 마련된 무료서비스 부스 '이미지포토존'에서 증명사진을 촬영했다.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넣을 증명사진을 찍은 것은 처음이라고 한다.

구씨는 “아이들이 거의 다 커 이제 본격적으로 일할 나이”라며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올초 워드프로세스 2급 자격증도 땄다”고 말했다.
이처럼 아줌마들의 취업 의지는 강하지만 나이제한, 경력 여부 등으로 인해 일자리 얻기가 쉽지만은 않다.

부평구 부평5동에서 온 김우순(44·여)씨는 “사방으로 일자리를 알아봤지만 기술도 없고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매번 문전박대 당했다”고 말했다.
구인업체로 참석한 삼성생명 김미향(41·여) 팀장은 “주부들은 사회경험이 없기 때문에 일단 자신감이 부족하다”며 “취업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김태희 여경협 인천지회장은 “주부들의 취업이나 창업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며 “취직하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이 자리를 통해 자신감만이라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한편 이날 취업박람회와 지난 6일부터 열리고 있는 온라인박람회(www.inwoman.jobkorea.co.kr)를 통해 일자리를 얻은 여성은 모두 900여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