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연륙교 주경간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향후 인천 내항의 폐쇄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의 항만 전문가들이 격한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이들의 논쟁이 감정 싸움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2연륙교 건설 문제를 둘러싸고 지역 여론이 갈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제2연륙교 관련 범시민대책위' 최정철 박사는 “지난 15일 해양부가 의뢰한 '제 2연륙교 설치에 따른 인천항 항만기능 유지방안 연구 용역' 자문단회의에서 일부 학자들이 인천항의 물량이 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기적으로 그 기능을 폐쇄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인천 내항이 갖는 특수한 기능을 도외시 한 채 함부로 폐쇄 운운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최 박사는 “이들이 양곡의 경우 평택으로 옮겨가고 목재와 고철 화물의 경우 장기적으로 줄어드는 만큼 장기적으로 인천 내항의 기능을 재편하는 게 마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그러나 양곡이 평택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근거는 규모를 왜곡시킨 결과고 개성과의 연계 등 통일이후를 감안했을때 인천 내항의 향후 물동량을 적게 예측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구자윤 박사는 “인천항의 고철과 양곡 등 화물이 줄어드는 것으로 상정하고 인천내항을 친수공간으로 전환하는 발상은 시기상조”라며 “인천항은 물동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전제하에서 앞으로 계속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박사는 또 “화물의 포화상태인 부산항의 경우도 기존의 북항을 친수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러나 개발론자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인천항이 개발 여지가 많은 만큼 성급하게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는 등 내항의 기능을 왜곡시켜선 안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자리를 함께 했던 인천대 전일수 교수는 “제2연륙교의 활용시점을 100년으로 놓고 볼때 향후 40~50년이면 내항의 역할은 크게 후퇴할 것”이라며 “물동량은 불확실한 것이어서 정확하게 판단하지 않으면 건설해 놓고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청주공항의 재판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전 교수는 또 “제 2연륙교로 인해 발생하는 수천억원의 비용을 정부가 계속 부담하라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제2연륙교 사업도 추진하고 인천항만도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선 향후 물동량에 대한 시나리오를 써서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