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에 첫발을 내디딘 외국 선사들은 인천항만의 여건이 낙후돼 경쟁력에서 떨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급속하게 성장하는 중국 경제를 고려하면 인천항이 국내 어느 항만보다 발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선진 항만에 걸맞는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항만을 이용하고 있는 대형 외국 선사들의 체험 비교라는 점에서 향후 인천항의 발전을 위해 지표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7월 인천항만의 본격적인 외항시대를 연 남항 ICT(인천컨테이너터미널)개장과 함께 처음으로 발을 디딘 외국 선사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짐(Zim)라인'과 '머스크랜드(Musk Land)를 비롯, 코스코(COSCO), 차이나 쉬핑(China Shipping), 완하이(Wan Hai) 등 5개다.
이들은 지금까지 세계 5대 항만인 부산항을 주로 이용하다 최근 대중국 화물이 급증하고 ICT가 문을 열면서 일제히 인천에 지점을 설립한 것.
특히 이들은 현재 국내 화물의 60~70%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 물동량이 부산항을 이용하고 있으나 항만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인천이 시간이나 비용측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외항시대를 연 인천항으로 대형 외국선사들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이들은 그러나 3개월여 동안 정기라인을 운용한 결과 희망보다는 실망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다.
인천항은 높은 항비와 낙후된 시설,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항운노조, 항만관련 행정기관의 서비스 부실 등을 해결하지 않는 한 동북아 물류 중심 항만으로 도약할 수 없다는 비관적인 분석이다.
코스코 인천사무소 김종석 소장과 완하이라인즈 인천사무소 문명국 소장은 인천항의 노후시설 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차이나 쉬핑 인천사무소 도경환 소장도 “지금까지 약 3개월동안 라인을 운영해 본 결과 인천항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너무 많이 경험했다”며 “앞으로 공급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의식을 전환해 항만 서비스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전히 비싼 항비, 외국선사 '실망'
외국 선사들은 인천항이 높은 발전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보다 많은 선박들을 유치하기 위한 여건이 매우 취약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는 앞으로 인천항이 본격적인 외항시대를 열어도 미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외국 선사들 사이에선 팽배하다.
이들이 지난 3개월여 동안 인천항을 이용하면서 당장 개선이 시급한 문제점으로 높은 항비와 시설 노후, 비 효율적인 노조, 행정기관의 낮은 서비스 수준 등 4가지를 꼽고 있다.
●인천항의 높은 항비
갑문을 상징으로 하는 내항 중심의 인천항은 항비에 있어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 7월 남항에 ICT(인천컨테이너터미널)가 개장하면서 항만업계는 항비 경쟁력을 기대했던게 사실. 그러나 3개월동안 항만을 이용한 결과 여전히 높은 항비가 지속되면서 외국 선사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부산항과 광양항은 서로 기항하는 컨테이너 화물선에 대해 입항료와 접안료를 80%가량 면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부산항은 광양항을 기항한 컨테이너 화물선의 입항료와 접안료 전액을 받지않고 있는 상황이다.
짐라인의 국내 대리회사인 우성마리타임(주) 이준익 소장은 “전체적인 항비도 인천은 부산과 광양에 비해 약 2배 이상 비싼 실정”이라며 “야간 특별 도선료나 불필요한 예선 강요 등이 선사들에게 불필요한 항비를 지출토록 강요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시설 노후
인천 내항 4부두를 이용하다 ICT로 화물을 전이한 완하이 인천사무소 문명국 소장은 “컨테이너를 본선하는 켄트리 크레인등 하역장비가 너무 낡아 잦은 고장을 일으키는 바람에 작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며 “이로인해 하역 작업시간이 길어져 하주들로부터 불만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장비가 노후하다 보니 늘 안전 위험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때문에 외국 선사들은 항만 효율을 높이기 위해 장비의 충분한 확보와 현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비효율적인 노조
지난 추석당시 외국 선사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인천항운노조의 요구에 곤혹을 치렀다고 소개했다. 3일 동안을 추석연휴로 계산해 8시간마다 5만원의 '떡값'지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부산항도 추석 당일날만 특근을 인정하고 있으나 인천은 오랜 관행이라며 과도한 수당을 요구했다는 것. 때문에 외국 선사지점장들은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화물을 추석 연휴가 지난 이후 한꺼번에 처리했다.
코스코 인천사무소 김종석 소장은 “본사에서 인천의 관행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결국 화물 하역이 늦어져 화주들만 골탕을 먹었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차이나 쉬핑 인천사무소 도경환 소장은 “인천
[월요기획] 외국선사가 본 인천항 '기대이하'
입력 2004-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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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0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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