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만공사가 우여곡절 끝에 내년 7월1일 출범키로 결정됐다.

그동안 인천항만공사 조기 설립을 주장해 왔던 인천시와 시기 상조라는 해양수산부의 이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인천항만공사 출범은 지난 1월부터 지금까지 10개월여동안 힘겨루기가 계속돼 왔다.

그러나 27일 인천항만공사 설립위원회가 어렵게 공사 출범을 확정 지음으로써 인천항 발전의 새로운 도약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인천항만공사 항만건설 역할 분담

설립위원회측은 인천항만공사 설립 이전까지 인천 북항에서 민간투자법으로 추진중인 항만시설 민간투자사업의 건설 분담금을 정부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했다. 북항의 건설 분담금 부담을 둘러싸고 정부 몫으로 할 것인지, 공사 몫으로 할 것인지를 놓고 해양부와 인천시가 막판까지 첨예한 의견 대립을 보였다. 대신 인천 남외항 등 향후 개발되는 대규모 항만건설 사업은 인천항만공사가 주도한다.

매년 70여억원의 막대한 유지 보수 비용이 들어가는 갑문은 인천항만공사가 위탁관리하고 정부가 재정지원하는 방식이 선택됐다. 다만 공사는 향후 흑자를 실현할 경우 갑문을 이관받는다.

또 그동안 정부에서 지원해 왔던 인천부두관리공사의 보조금은 인천항만공사가 대신한다. 이밖에 인천시는 인천항만공사가 출범할 경우 재정여건이 어려울 경우 지원 방안을 강구하고 지방세를 감면키로 했다.

●공사 출범이후 과제

공사가 인천항의 모든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요술 방망이는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천항만의 '고비용 저효율' 체계를 개혁하기 위해 출범하는 공사는 앞으로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과연 조기에 수익을 창출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해양부는 항만개발에 막대한 투자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수익 창출이 어렵다고 판단, 오는 2007년 이후에 공사를 설립하자는 의견이었다. 그러나 시는 인천항이 현재 매년 약 600억원의 수익을 내는 재정 건전성을 감안하면 조기 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당장 출범시켜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항만업계는 공사가 출범할 경우 항비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출범한 공사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능성은 올해 1월 출범한 부산에서 엿보이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출범하는 공사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인천항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항비 감면 요인을 찾아 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공사의 인적규모도 문제다. 인천항만공사는 약 70여명의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지만 그 규모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 이밖에 대규모 항만 개발을 위한 민자 유치도 공사가 떠안아야 할 부담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항만 건설 사업에 민자 유치가 더뎌질 경우 인천항은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