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경찰의 기강이 엉망이다'. 인천지방경찰청 산하 공항경찰대 경찰관이 보석밀수업자와 짜고 수억원대 금괴밀수에 개입하는가 하면 돈을 받고 불법 밀항을 돕다가 검찰에 잇따라 적발되는 등 경찰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 일부 공항경찰대 경찰관들이 대기업 총수들의 입·출국시 '의전비서' 역할까지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박종기)는 24일 수억원대 금괴를 밀수하는데 가담한 인천국제공항 경찰대 소속 강모(54)경사를 관세법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강 경사에게 금괴를 전달해 밀수를 주도한 혐의로 우모(64)씨 등 보석밀수업자 2명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강 경사 등은 지난 20일 오후 8시께 특수 제작된 복대 및 여행용 가방을 이용해 1㎏ 짜리 금괴 20개(시가 3억6천만원 상당)를 몸에 숨겨 공항 환승창구를 통해 밀수한 혐의다. 검찰조사결과 강 경사는 우씨 등으로부터 넘겨 받은 금괴를 공항 화장실에서 복대를 이용해 허리춤에 맨 뒤 다시 옷을 입고 출국장을 빠져나가는 수법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밀수된 금괴는 강 경사의 승용차 트렁크에서 모두 압수했다. 검찰은 강 경사가 공항 개항때부터 근무해온 점 등으로 미뤄 여러명이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으로 금괴밀수 등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또 강 경사이외에 또 다른 경찰관들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캐고 있다.
이와함께 검찰은 여권위조 브로커로부터 돈을 받고 밀항을 도운 전 인천국제공항경찰대 소속 경찰관 이모(49)씨를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1월 인천 국제공항에서 여권 위조브로커인 한모(38·구속기소)씨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받고 이모(21·여·구속기소)씨 등 2명의 불법출국을 도운 혐의다.
검찰 조사결과 이씨는 동료 경찰관에게 “좀 알고 지내는 중소기업 사장의 딸인데 급하게 일본으로 갈 일이 생겼다”며 '공무의전'이나 직원들이 사용하는 전용 출국심사대를 이용해 밀항을 도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관련, 인천경찰청 청문감사관실 관계자는 “공항경찰대에 대한 인적쇄신을 위해 대대적인 인사를 계획하는 등 감찰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경찰 '나사 풀렸다'
입력 200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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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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