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원식 교수는 문화구성원의 다양성을 보존해 제 색깔을 내는 '샐러드 대접'과 같은 역할을 하도록 재단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어려운 자리여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많은 분들과 협조해 인천문화가 창조적인 새 길을 개척하는데 힘쓰겠습니다.”

오는 10일 출범할 인천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로 최근 선임된 인하대 최원식(55) 교수는 흩어져 있는 보석들을 가려 인천 문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게 문화재단의 최우선 과제라고 역설했다.

인하대 문과대 학장이자 '창작과 비평'(계간)의 주간인 최 교수는 새얼문화재단의 '황해문화’ 주간을 지내며 인천의 미래를 그려내는 등 인천지역 문화에 대해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왔다. 이로 인해 최 교수의 초대 대표이사 선임에 이견이 없었다는 후문이다.
 
7일 대표 이사 임명장을 받고 문화재단을 이끌게 될 최 교수에게 문화재단의 역할과 할일 등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다소 늦었는데 출범 초기 문화재단의 주안점은 무엇입니까.
 
“경기, 서울, 부천 등은 문화재단 운영의 선발주자에 비해 출범은 늦었지만 인천문화재단이 이들의 장점만 모아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습니다. 인천은 세계로 향해 뚫린 한국의 창(窓)입니다. 남북한을 잇고 중국과 일본, 동남아로 그리고 서양으로 뻗는 동아시아의 배꼽에 위치한 인천. 이같은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재단은 앞으로 인천시와 시민이 공유하는 소통과 통합의 통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흔히 21세기의 키워드는 '문화'라고 합니다.
 
그동안 의미있는 행사가 많이 열렸는데도 인천문화는 척박하다는 평을 들은게 사실입니다. 이를 폭발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는 곳이 없거든요. 문화계의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을 통해 인천 문화의 밑그림을 그려내는 게 출범초기 재단이 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직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인'으로서 보인 비판적 시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는데….
 
“경험없는 사람이 책임있는 자리를 맡아 행정능력을 걱정하는 것 같습니다. 새얼문화재단 등 민간 문화재단을 비롯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부족한 면을 차근차근 채워 가겠습니다. 인천 내부의 민주적 통합을 이뤄내고, 생활의 풍요로운 변형을 목표로 하는 '문화적 힘'을 키우는데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인천 문화를 함께 창조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소통과 통합의 힘, 이 새로운 힘이 인천문화의 새 길을 개척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개성이 강한 문화계 화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많은데요.
 
“문화재단의 출범은 지역 문화계의 합의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재단의 역할과 사명, 조직을 안정시켜 제대로 된 결과물을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재단은 구성원의 다양성을 희생하는 '도가니(a melting pot)'보다는 구성원의 개성과 정열, 능력을 그대로 갖춘 '샐러드 대접'이 되길 원합니다. 문화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허브(hub) 같은 존재를 말하지요. 어느 노선과 색깔을 지녔더라도 뛰어난 재능을 갖췄다면 제대로 평가받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시에서 넘겨 받을 '문예진흥기금'의 운영은 어떻게 할 것인가요.
 
“내실있는 심사를 통한 지원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당장 기존의 수혜자가 바뀐다거나 지원방식이 달라진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우선 시에서 내려온 사업과 역할 등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재단 출범에 대해 많은 분들이 열정과 관심을 보여주고 있지만 초기엔 인내를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습니까. 결과물을 낼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