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박한 인천지역의 문화 수준을 한단계 도약시킬 인천문화재단이 10일 출범한다.
지역 문화계의 염원을 모아 탄생한 인천문화재단의 역할은 너무나 크다. 문화재단의 출범은 서울에 가위눌린 주변부성, 이민성 등으로 척박했던 인천지역의 문화에 정체성을 불어 넣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출범에 앞서 역할과 당장 풀어야 할 과제 등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1. 인천문화재단 출범, 지역문화발전의 엔진
지난 4일 오전 9시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강화로얄관광호텔 인천문화재단 직원 교육장. 이날 교육의 첫 번째는 전효관 시민문화네트워크 대표가 맡았다. 주제는 '시민문화 예술교육의 중요성과 추진과제'였다. 사흘째 계속되는 강행군이지만 12명의 '창단요원'들은 피곤한 기색은 커녕 무거운 책임감으로 강의에 집중했다.
인천문화재단은 초기사업의 방향을 크게 다섯가지로 잡고 있다. ▲인천문화의 정체성과 전통문화의 발전 지향점 마련 ▲지역 문화예술의 창조력 제고 ▲문화·복지 인프라 확충 ▲첨단 문화산업의 육성 ▲문화행정 기본 방향 수립 등이 그것이다. 인천지역 문화·예술 분야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는 셈이다.
재단이 우선으로 꼽고 있는 사업은 제대로 된 인천문화예술총람을 만들기 위한 자료수집이다. 또 유·무형문화재 조사와 재정립 사업도 재단이 추진하게 될 몫이다. 공연 창작 시스템 확충을 통한 창작지원 체계도 재단의 역할이 기대된다. 재단은 특히 시민 참여형 문화예술 활성화에도 중점을 두기로 했다. 이를 위해 각종 문화학교 설치·운영, 아동문화 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이 재단에 의해 새롭게 틀이 갖춰질 예정이다.
또 영상산업 등 첨단문화산업의 육성은 경제자유구역 성공을 위한 기초를 갖춘다는 점에서 재단에 거는 기대가 크다. 여기에 문화예술 관련 정보네트워크 구축과 기업의 문화지원 시스템인 메세나 운동 역시 문화지평을 넓혀 나가는 프로젝트다.
재단 출범 기금은 내년에 약 400억원 가량 되지만 오는 2010년까지 모두 총액이 1천억원까지 조성될 예정이다. 그때까지 재단의 매년 경상운영비는 시가 지원한다. 시는 재단 출범 첫 해인 내년 사업비만도 약 24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대해 인천문화재단 관계자는 “재단의 출범은 척박한 인천문화의 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며 “향후 재단이 안정적으로 갈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장 밀착형 문예부흥' 기대
인천문화재단이 공식 출범을 앞두고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2박3일간 강화도에서 직원 직무교육을 실시했다. 인천시가 문화재단 신규직원 채용을 최근 마무리함에 따라 마련된 이번 교육은 향후 자신들의 역할에 대한 토론의 장이었다.
근현대기 국내 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인천이 산업화 과정에서 문화 불모지로 전락했다. 이런 배경을 상징하듯 재단의 출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각 관련 단체별로 이해와 요구가 첨예하게 대립됐기 때문이다.
인천문화재단은 시가 맡아 온 문예진흥기금 집행등 문화의 대부분 권한을 넘겨 받는다. 따라서 재단의 출범은 현장 밀착형 문화예술 부흥이라는 측면에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재단에 거는 기대=시는 그동안 문화와 관련, 전문성 부족에 시달려 왔다. 편성된 예산을 나누기 식으로 단체에 지원하다보니 지역 문화예술계가 '하향 평준화'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예산 낭비 요인을 제거하고 문화 수준을 높이는 게 재단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다. 재단측도 이런 문제 해결에 문화행정의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재단에서 관리·홍보 업무를 맡게 된 최병권(38)씨는 “그동안 관(官) 중심의 문화예술 진흥 정책을 보면서 답답한 점이 많았다”며 “재단이 시정부와 시민사회를 연결하는 매개체 역할을 충실히 해 문화예술인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규현(29)씨는 “재단 출범초기에 현장 의견의 충분한 수렴, 인천시와 지역 문화계간 유기적인 협력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재단이 쉽게 제자리를 찾지 못할 수도 있다”고 걱정하며 “시민들의 뜨거운 열정과 관심은 고맙지만 초기엔 비판보다는 인내를 갖고 재단의 활동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재 TF(테스크포스)팀장은 “경기도 세계도자기엑스포 등을 준비하며 행정기관과 일하는 노하우를 축적해 향후 재단이 시는 물론 지역 문화예술계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 지 알고 있다”며 “아직까지 재단이 해야 할 일과 과제 등이 확정되진 않았지만 한 사람에 의해 정책이 결정되는 일은 없도록 균형과 조화를 이뤄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시민 중심의 문화재단=수혜자 중심으로 재단 운영의 초점을 맞추는 게 더 시급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모든 문화행정이 원칙에만 매달리
[인천문화재단 출범] 1. 지역문화발전의 엔진
입력 200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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