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분규로 홍역을 앓았던 사립 인천외국어고교가 올들어 신입생이 크게 미달돼 학급 감축, 과원교사 발생, 재정 고갈 등 심각한 3중고에 직면했다. 더욱이 신학기가 코 앞에 닥쳤지만 학교법인은 아직 자구방안을 마련치 못하고 있어 자칫 학교 존립이 위협받는 상황이 우려된다.

3일 학교법인 신성학원과 인천외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4개 학과 10학급 367명을 뽑는 올 신입생 모집 결과 절반에도 못미친 133명을 선발하는데 그쳤다. 지원자가 모집인원에 미달된데다 일부 지원자는 성적이 부진해 탈락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인측은 올 학년도 1학년을 종전 10학급에서 6학급으로 줄이는 등 1~3학년 전체를 30학급에서 20학급 체제로 감축키로 하고 인천시교육청에 승인을 요청했다. 문제는 학급 감축이 이뤄질 경우 계약직인 기간제교사와 원어민교사를 빼더라도 정규교사 9명이 과원교사로 남게 된다는 점.

특히 신입생수 급감에 따라 올 학년도에만 무려 2억~3억원 가량의 재정수입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특수목적고인 인천외고는 수업료 자율책정권이 부여돼 있어 학생들의 수업료 부담액이 일반고에 비해 월등히 높은 반면 학생수가 줄면 그만큼 학교재정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법인과 학교측은 이에 따라 학급 감축을 승인해 주고 과원교사를 공립교원으로 특별채용해 주며 재정부족분을 긴급 수혈해 줄 것을 시교육청에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냉담한 반응을 보이면서 법인측이 먼저 구체적인 자구방안을 제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특목고 전환시 법인이 제출했던 재정 계획상 부족재정 지원은 올 학년도 3학년분에 한정되는 만큼 더 이상의 재정지원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과원교사 문제 역시 같은 법인 소속 명신여고 등으로 분산배치하는 등의 자구노력없이 무조건 공립교원으로 특채해 달라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