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수인사거리 도로. 인천항 주변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아파트 앞 도로를 통해 인천항에 드나드는 화물차량들의 소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임순석·sseok@kyoengin.com
“보세요, 이렇게 시끄러운데 밤잠이나 편히 잘 수 있겠는지….” 18일 오후 2시 인천시 중구 항동7가 연안아파트 3층 주부 김모(46)씨 집 베란다. 차량통행이 비교적 적은 시간대임에도 불구, 인천항을 오가며 축항로를 질주하는 대형 화물차량 등이 내뿜는 소음과 배출가스 냄새 탓에 창문을 닫지 않고선 일상적인 대화조차 어렵게 느껴졌다.

신흥동3가 항운아파트 입구에서 만난 주민 노정균(72)씨는 “큰 불편없이 지내왔지만 5년전부터는 도로변 차량소음과 진동으로 아파트 창문이 떨릴 정도여서 고통받고 있다”며 “행정기관은 무슨 대책을 세워주지 않느냐”고 하소연했다.

연안동 비치맨션3단지 이준형 관리소장은 “아파트 코 앞에 대형 컨테이너부두가 조업을 시작한 2003년 이후로 특히 아파트 생활환경이 급속히 악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시도 때도 없는 화물차량의 줄통행으로 소음과 진동, 날림먼지 공해가 심해지자 시와 구 그리고 인천지방해양수산청 등에 민원을 넣고 있지만 눈에 띄는 개선책은 세워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의 관문이자 월미관광특구인 인천항 일대에 항만시설이 대폭 확장되고 관련업체의 조업이 활발해지면서 이 지역을 오가는 차량통행량이 급증하는데 따른 소음공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인천발전연구원 조사 결과 인천항 주변을 오가는 하루 평균 17만9천468대의 차량 중 가로교통량 비중은 승용차 58.0%, 화물차 38.8%, 버스 3.2%로 이미 화물차 통행비중이 6대 광역시 중 울산에 이어 2위다. 수인사거리~남항 구간의 경우 하루 평균 1만2천553대의 통행차량 중 승용차 44%(5천569대), 버스 8%(1천52대)인데 비해 화물차는 47%(5천932대)에 달한다.

화물차 교통량이 월등함에 따라 비치맨션·연안·항운·삼익·현대 등 5개 아파트단지 도로변의 소음도는 주택가 소음기준치(낮 55㏈, 밤 45㏈)를 훨씬 초과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50~85㏈의 소음도를 보인다. 인하대병원 앞 현대아파트는 물론 수인사거리에 신축된 경남아파트가 오는 4월 408세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인천항 공해영향권에 속하는 아파트 주민만 최소 2만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여 소음 저감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시 중구 의뢰로 인천항 주변지역 환경개선방안 연구용역을 수행중인 인발연은 중봉로·서해로·축항로 등지에 화물전용 지하차도를 짓고, 제3경인고속도로 개통과 동시에 수도권 이남을 오가는 컨테이너화물차량의 도심지 통행을 원천봉쇄할 것을 제안한다. 도로소음을 줄일 수 있도록 저소음 도로포장재 사용방안도 제시했다.

이동호 중구 환경관리과장은 “국회의원, 시, 인천해양청, 시의원, 구의원, 항만업체 관계자, 주민대표 등을 초청해 20일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갖고 인천항 일대의 환경오염을 체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묘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