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평하게 깔아놓은 묵은 김치 위에 홍어 조각을 눕히고 잘 삶은 돼지고기 편육과 미나리무침, 마늘을 얹어 감싼 뒤 한 입에 쏙 넣어 씹는다.
얼얼하면서도 알싸한 홍어 향이 입안 가득 돌 즈음 탁주 한잔을 들이켜면, 그 이름도 유명한 삼합의 진미를 즐기는 순간.
그동안 남도지방 사람과 일부 미식가들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던 홍어음식이 최근 웰빙(참살이) 붐을 타고 남녀노소, 출신지역을 가리지 않고 인기다.
자연발효시켜 다양한 식단으로 올려지는 홍어는 섭취 뒤에도 배앓이가 없고 저지방 고단백 알칼리성 식품이어서 얼큰한 숙성 향내에도 불구, 일단 입맛이 들리기 시작하면 그 맛에 풍덩 빠져들기 때문.
인천시 연수구 연수2동 동춘교회 앞에 자리잡은 참홍어 전문점 '홍가(사장·황성찬)'는 전통 남도식을 고집하는 홍어요릿집이다.
비싸고 귀한 국산홍어 물량의 한계 탓에 부득이 칠레산을 사용하긴 하지만 15년 조리경험의 황 사장만이 개발한 독특한 비법으로 저렴하면서도 맛난 홍어요리를 내놓는다.
홍어를 다소 역겹게 느끼는 이들을 위해 홍가에서는 홍어를 70% 가량 숙성시킨 뒤 냉동시키지 않고 곧바로 요리한다.
홍어요리에 빠질 수 없는 묵은 김치를 맛있게 내놓기 위해 직접 김치를 담가 1념 넘게 저장고에서 숙성시킨다. 홍어에 묵은 김치와 된장을 풀고 팔팔 끓여 상에 올리는 홍어장국은 홍가만의 서비스.
삼합, 홍어회, 홍어찜, 홍어탕, 얼큰이 칼국수 등 식단은 다양하지만 이 모든게 홍어만을 주재료로 삼는 것이어서 말 그대로 홍어전문점이다.
손님들 취향에 따라 맛을 즐길 수 있도록 홍어의 삭히는 정도도 다양하게 관리한다.
홍가는 이 곳에 문 연지 2년 밖에 안됐지만 입소문이 번지면서 직장인과 공무원은 물론 가족단위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홍어 명가인 남도의 나주가 고향인 황성찬(40) 사장은 “우리의 전통 맛을 계승해 간다는 차원에서 홍어요리만을 계속 개발·연구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문의:(032)812-2566
[항도맛집] 연수구 연수2동 '홍가'
입력 2005-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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