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의 비상 구난 구조활동에 구멍이 뚫렸다. 지난 15일 오후 7명의 사망자를 낸 레저보트 사고에서 해경은 신고 초기 늑장대응으로 참사를 불러 왔다는 유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유가족들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해경은 자체 보고를 통해 이날 오후 4시 발생한 해상사고에 약 6시간씩 이나 지난 후 함정을 출동시킨 사실이 드러나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인천해경서는 “지난 15일 발생한 레저보트 사건과 관련, 이날 오후 9시24분 전곡출장소장이 전화로 처음 사고를 접수하고 이어 오후 10시10분 함정을 출동시켜 16일 자정께 현장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인천해경의 주장대로 라면 레저보트가 사고 발생시간으로 추정되는 오후 4시20분을 무려 6시간이나 넘어선 시간에 본격적인 구조활동이 시작됐다는 얘기다.
　
인천해경서는 또 “이날 오후 8시 레저보트에 탑승한 일행이 연락이 두절되면서 전곡출장소에 신고했다”고 초기 대응에 대해 설명했다.
　
인천해경서 이원회 서장은 18일 “사고 당일 오후 7시 출장소 근무자가 최초 신고자의 연락을 받고 레저보트의 입항 사실을 확인해 줬다”며 “그러나 출장소는 30분후 재차 신고가 오자 가족들이 전곡항에 주차한 차량이 그대로 있고 레저보트가 발견되지 않아 오후 9시 24분께 해경서에 실종사고를 접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의 주장은 다르다. 입파도에 잔류한 8명의 가족들이 사고 당일 오후 4시 레저보트를 타고 전곡항으로 먼저 출발한 8명의 일행과 연락이 두절돼 이날 오후 6시30분께 입항 신고 여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유족과 해경이 주장하는 최초 사고 접수시간은 약 2시간 30분이나 차이가 난다. 유가족들은 또 “오후 7시에 출장소에 전화를 두차례나 걸어 레저보트의 입항사실을 확인하고 안심했어다”며 “그러나 재차 확인 결과 오후 7시30분께 처음으로 전곡출장소를 통해 인천해양서 최초 실종신고됐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해경과 유가족들의 최초 실종 신고에 대한 시간이 현격하게 다르다. 유가족들의 주장이 사실대로라면 해상에서의 인명 보호 책임이 있는 해경은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구자영씨는 “보호조끼를 입고 14시간이나 해상에서 표류했는데도 해경의 모습은 전혀 목격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늑장대응에 대한 비난여론이 쏟아지자 해경은 자체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해경은 스스로 해상에서의 인명 구조활동에 허점을 드러낸 상태여서 이번 조사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 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