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교육계는 '변화'보다 '안정'을 택했다. 결선 투표까지 치른 민선 제4대 인천시 교육감 선거는 '참 좋은 교육 동반자'를 자처하며 안정을 강조한 나근형 현 교육감에게 앞으로 4년 더 인천 교육을 끌고 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했다.
열악한 인천교육환경과 낮은 학력 수준 때문에 나 교육감은 선거 기간 내내 경쟁 후보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받았다. 물론 이런 문제가 나 교육감 혼자 책임져야 할 성질의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결선투표 상대였던 허원기 후보를 비롯해 이번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던 나머지 2명의 후보 모두 '변화'와 '개혁'을 외쳤다는 점은 나 교육감이 다시 한번 심사 숙고해야할 대목이다.
인천 교육계의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과 기대는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직 교육감이라는 후광에 간선제라는 보호막까지 업고도 나 교육감은 당초 유효투표의 47.9% 지지를 얻은데 이어 결선투표에서도 63%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다.

교육감 선거에서 지연과 학연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나 교육감에게는 이래저래 부담스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앞으로 4년이 지나온 4년보다 더 힘든 여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나 교육감 스스로 교육가족들에게 “인천의 교육내용과 교육방법·교육환경 그리고 교육행정의 변화에 시동을 걸었다”고 공표할 정도로 '변화'와 '개혁'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실천이 중요하다.

결선에서 상대한 허원기 후보가 “인천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예리한 분석이 떨어지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듯 허 후보를 비롯한 교육계의 다양한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이는 아량이 요구된다. 선거로 잠시 흐트러졌던 인천 교육계를 한데 끌어모으는 책임도 나 교육감 몫이다.
“시민들이 바라고 만족하는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처럼 나 교육감은 인천 교육계의 수장에 걸맞는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 인천 교육계는 '꿈·보람·만족이 있는 희망찬 인천교육'을 향해 뛰는 나근형 교육감의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