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기능경기대회 나전칠기 분야 입상자들이 사실상 타 지역 기능인이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인천의 나전칠기 공예 기능인들이 큰 허탈감과 충격을 받았다.
지역 기능인들이 기량을 겨뤄야 할 인천 기능경기대회가 타지인들의 출전으로 크게 손상됨에 따라 제도적인 허점과 운영미비에 대한 수술이 불가피해 졌다.

이번 인천시기능경기대회 나전칠기 직종의 경우 모두 7명이 신청해 이중 3명이 출전했다. 타 지역 기능인들이 금·은·동을 휩쓸었다. 이번 인천시기능경기대회 입상자들은 내달 27일부터 8일간 충남기계공고 등에서 열리는 '2005 대전 제40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 참가하게 된다.
인천의 나전칠기를 대표해 전국 16개 시·도의 기능인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인천 나전칠기의 위상을 높이게 된다.

문제는 이들이 인천에 아무런 연고가 없는 타 지역 기능인이라는 점이다.
물론 출전자격을 보면 인천에서 6개월 이상 거주했거나 소속기관이 인천에 있으면 출전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러나 소속기관으로 출전할 경우 경력증명서 등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조항이 없다. 제도적 허점이다. 소속기관장의 추천서만 있으면 출전 가능하다.

이럴 경우 인맥이나 허위 서류작성 등을 통해 어느 지역에서나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입맛에 맞고 유리한 지역을 골라 출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번에는 50여 개의 직종 가운데 나전칠기에서 이런 문제점이 밝혀졌지만 다른 직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심사위원 선정과 심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인천지방사무소 관계자는 “추천서가 접수되면 전화를 통해 소속 여부를 확인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기관에 소속돼 있는 지 현지실사를 벌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기능경기대회가 지방 예선을 거치는 이유는 지역산업을 살리고 그 지역의 기능인들에 대한 사기진작에 있다. 자격증이나 특전을 주는 행사는 아니지만 타 지역 기능인들이 인천 기능인들의 축제에서 날뛰고 있는 것이다.
나전칠기 분야의 한 관계자는 “행사를 주관하는 부처의 태만과 안일에 가장 큰 문제가 있다”며 “이런 비리는 단호하게 밝혀져 전국대회 출전자격을 박탈, 퇴출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기능인이 상을 받아야 사기가 높아지고, 전국대회 참가 경험도 얻는 것 아니냐”며 “편법으로 타 지역에서 출전할 수 있다면 지방대회를 개최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