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폐회식을 갖고 나흘간의 열전을 마감한 제16회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기간중 인천문학경기장의 5만여석 관중석은 매일 많은 학생들로 북적거렸다. 하지만 대회기간 내내 스탠드를 메운 관중들은 인천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의 협조로 경기장을 찾은 학생들이 대부분. 조직위측은 국내의 경우 육상이 비인기종목이라 경기장에 빈자리가 많을 것을 우려해 대회 시작전 시교육청에 관중 동원 협조를 부탁했기 때문이다.

조직위는 당초 인천 10개 구·군에 1일 시민 1만여명, 학생 3만여명을 관람객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조직위의 간곡한 협조요청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은 시민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고 대신 경기장의 스탠드는 학생들의 흰색 교복물결로 뒤덮였다. 그만큼 아시아육상대회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저조했다는 방증이다.

덕분에 당초 썰렁할 것이라는 조직위의 우려와 달리 흰색물결은 1층을 가득 메우고 2층까지 차지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이에따라 아시아육상경기연맹(AAA) 달란 알 하마드 부회장이 시민들이 아니라 “학생들의 열렬한 응원에 감사한다”고 말할 정도로 일부 외국임원들에게는 이 모습이 이색적인 풍경으로까지 비쳐지기도 했다. 물론 학생들의 경기관람은 학생들에게 비인기종목인 육상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심어주는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시민들의 이같은 관심 저조에 따라 당초 개·폐회식을 포함해 모두 5억원의 관람료 수입을 예상했던 조직위는 큰 차질을 빚었다. 또 지난달 29일부터 인천시내 곳곳에서 열린 성화봉송 행사에도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해 관련 공무원들이 대부분 행사 자리를 채우는 모습도 보여줬고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도아줄 1천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 모집의 경우에도 시민참여가 저조해 조직위는 당초 2월28일까지의 모집시기를 3월21일까지 늦추는 등 관계자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이 인천에서 아시아육상대회가 열린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가운데 대회가 열리다보니 지난 2일 오전 7시30분부터 진행된 남자 경보 20㎞의 경우에는 출근 시간대 교통 통제에 따른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게 일기도 했다. /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