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 등으로 벌금을 내지 못하고 몸으로 때우는 '노역 수형자'들이 늘어나면서 구치소측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이들중 상당수는 각종 질환에 시달리고 있어 외부 의료기관의 치료가 절실한 상황이다.

 23일 인천 구치소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까지 구치소를 거쳐간 인천지역 노역 수형자는 2천800여명.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천400여명에 비해 무려 400여명이 늘었다. 이날 현재 구치소에 수감중인 노역 수형자는 130여명으로 이중 외부 의료기관 등지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30여명에 이른다.

 A씨의 경우 골절이 심해 1주일에 며칠씩 관내 외부 병원과 구치소를 오가며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그나마 자신이 직접 치료비를 부담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구치소측에서 병원비를 부담하고 있다. 구치소측은 올 들어 수백만원에 이르는 예산이 병원비로 지출됐다고 귀띔했다. 노역 수형자들은 당뇨병, 결핵, 백내장, 요통, 위궤양, 골절 등 다양한 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벌금을 내지 못해 일부러 사고를 치고 수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사업실패로 빚독촉에 시달리며 노숙생활을 하다 검문 등에 걸려 수감되는 경우가 많아 각종 질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천구치소에서 노역 수형자 생활을 했던 김모(37)씨는 “사업실패로 벌금 300만원을 내지 못해 하루에 5만원씩 수감생활을 통해 '탕감' 받았다”며 “수형자 대부분은 끼니 조차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형편이기 때문에 질환을 치료하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전했다. 한편 노역 수형자는 하루 수감생활을 통해 3만~5만원씩을 탕감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