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있고 질좋은 인천쌀을 먹읍시다'.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 동의안이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 수입쌀과 국산쌀이 국내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게 되면서 시작된 인천지역의 '우리쌀 팔아주기 운동'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임순석기자·sseok@kyeongin.com
 “맛있고 질좋은 인천쌀을 먹읍시다.”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 동의안이 지난 23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농민들의 충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쌀의 관세화에 의한 수입개방이 10년간 유예됐지만 대신 수입쌀 국내시판이 허용됨에 따라 수입쌀과 국산쌀이 국내시장에서 직접 경쟁하게 됐기 때문이다.

 또 WTO 협정으로 올해부터 추곡수매제가 폐지돼 공공비축제로 전환되고 쌀 소비량의 감소 및 외식문화의 다변화 등으로 쌀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쌀값 하락이 우려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범시민운동 성격의 '우리쌀 팔아주기 운동'이 인천지역에서 돛을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지역에서는 쌀 전업농가 1만3천여가구에 1만6천200㏊의 논에서 7만8천732t의 쌀을 생산한다. 인천시민의 30%가 소비할 수 있는 양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시민들이 인천쌀을 외면하고 있다는 게 인천시 및 농협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강화섬쌀을 비롯, 암반수쌀, 불로촌 장수미, 엄마가 고른쌀, 계양특미, 남동미, 서곶추청미, 맛좋은 섬쌀, 가을미인 등 강화군과 옹진군 그리고 인천 곳곳에서 질 좋은 쌀을 생산하고 있는 데도 이 같은 쌀 브랜드를 아는 시민조차 드물다.

 특히 강화쌀을 비롯해 옹진쌀 등은 해양성기후 덕분에 미질이 좋아 예부터 품질좋은 쌀로 소문나 있다.
 그렇지만 시민들 대부분은 경기도 등지에서 생산되는 쌀을 선호, 인천쌀의 판로가 좁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인천을 대표하는 쌀브랜드인 강화섬쌀조차도 지난해 12월말 현재 총 생산량 1만8천379t 중 1만3천400여t이 창고에 쌓여 있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인천쌀 소비를 확산, 인천지역의 농민을 돕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에서의 쌀 팔아주기 운동은 인천시에서 첫 시동을 건다.
 공무원들이 솔선해 '1인 1포 우리쌀 팔아주기 운동'을 전개, 쌀 팔아주기 붐을 조성하고, 유관기관·단체·기업체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직원들로부터 25일까지 주문량을 접수, 다음주 초 인천시청 운동장에서 대대적인 쌀 판매행사를 갖는다.
 시는 또 관내 58개 업체에 우리쌀 팔아주기 운동에 적극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는 협조문을 발송했다.

 '1인1포 우리쌀 팔아주기 운동'에선 10포 이상 주문하면 농협에서 직접배달해 주고, 택배판매일 경우, 판매가에 택배비 4천원을 추가하면 된다. 또 인천관내 농협에서도 직접 판매하며 주문후 2∼3일내 배달한다.

 판매가격은 옹진·중구·남동·계양·서구산 청결미 20㎏(2005년산)이 4만3천원, 강화산 청결미 20㎏(2005년산)은 4만4천원이다. 이들 쌀은 농협매장에서 현재 4만5천∼4만6천원에 판매중이다.

 농협중앙회 인천지역본부 관계자는 “지난 8~9월 실시한 '쌀 요식업체 등에 더 팔기 운동' 결과, 25일 동안 인천지역에서 9만2천포가 판매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며 “쌀 팔아주기 운동의 가능성이 확인된 만큼, 시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져준다면 인천쌀 판매 확대로 도농상생의 새로운 모델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