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3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난 6일 영흥화력발전소 3, 4호기 건설 현장 승강기 추락사고(경인일보 1월7일자 15면 보도) 당시 사측이 119구급대가 아닌 병원 장례식장 영구차를 불렀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유족들이 반발하고 있다.

8일 인천 중부소방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산업재해 발생시 119구급대가 출동, 사망 여부를 확인한 뒤 긴급 이송 등을 결정하게 되나 영흥화력 추락사고에선 이런 과정이 없었다. 사고 발생과 함께 사측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희생자들이 사망했다고 자체 판정해 119구급대에는 신고조차 하지 않았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사망 판정은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거라 119구급대 응급구조사도 확인만 할 수 있을 뿐”이라며 “어떻게든 살리려는 노력없이 자체 판정하고 영구차를 부른 건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사고 현장에는 S병원 장례식장, O병원 장례식장 등 안산 지역 3개 병원 장례 식장 영구차가 도착했다. 확인결과 3대의 영구차에도 사망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의사는 동승하지 않았다. S병원 장례식장 관계자는 “이런 사고시 한 군데로 모두 옮기게 되면 유족들이 뭉쳐 병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며 “정확한 경위야 모르지만 통상적으로 현장에서 분산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사고 당일 유족들은 사고 발생 뒤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약 5시간30분이 지나 희생자들이 3개 병원 장례식장으로 나뉘어 옮겨지고 나서야 연락을 받았다. 한 유족은 “영구차를 먼저 부른 것도 그렇고, 희생자 3명을 각각 격리해 놓은 뒤 뒤늦게야 연락해 준 건 책임을 회피하려는 무책임한 처사”라며 “다른 희생자 유족들과 공동으로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시공업체 관계자는 “사고 희생자들의 사체가 많이 훼손돼 사망이 확실하다고 판단, 경찰에 신고하고 영구차를 불렀던 것”이라며 “차후 유족들과 협의해 보상문제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중부경찰서는 지난 7일 사고 당시 승강기를 조작했던 조모(27)씨를 소환해 과실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 경찰은 무전기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조씨의 진술 등으로 미뤄 기기오작동으로 승강기가 추락한 것에 무게를 두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