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산업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개선해야 할까. 누구나 공장 재배치·정비의 필요성은 공감한다. 그러나 막대한 시간과 재원이 소요되고, 공장이 들어설 수 있는 공간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쉽지않은 과제다.

◇업체, 재배치·정비 선호=인천지역 기업체 대다수가 공장 재배치·정비를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가 최근 '인천산업재생을 위한 공장 재배치·정비'를 위해 인천시내 기업 200여 곳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자신의 공장이 위치한 지역의 공장 재개발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6%가 '찬성한다'고 답해 공장 재배치·정비를 반대하는 응답자(24.3%)보다 많았다. 나머지 29.7%는 '다수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찬성하는 입장이 많기 때문에 시가 공장재배치·정비를 추진해도 좋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바람직한 사업방식을 묻는 질문에는 36.9%가 '정비사업 구역을 여러 지역으로 구분, 순차적으로 재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33.6%는 '공공시설은 시에서 정비하되, 주변의 불량한 환경은 (기업) 스스로 개보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외에 '노후공장을 공장별로 재건축하는 방식'(19.6%), '토지·공장소유주·조합 등 민간주도 추진'(6.5%), '정비사업 구역을 완전철거 후 전면 재개발'(3.2%) 등의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응답자들은 공장 재배치·정비 이후 재정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장 재배치·정비 이후 재정착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4.5%는 '재정착을 희망하나 제반 환경 변화로 재정착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14.8%는 '재정비 후 결정되는 임대료에 따라 결정하겠다', 10.9%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모색하겠다'고 각각 응답했다.

공장 재배치·정비와 상관없이 '공장이전 계획'을 묻는 질문에 69.3%가 이전계획이 없다고 밝혀 재정비에 따른 땅값·임대료 상승을 우려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들은 각 문항에서 '신규 부지 확보'를 애로사항으로 꼽아 산업단지 추가 확보도 시급한 문제로 지적됐다.

◇산업구조 개편 어떻게?=국내외 산업구조 개편 사례를 들여다보면 향후 인천의 산업구조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예측할 수 있다.
일본 오다쿠는 기계화된 독자제품 개발형 기업으로 변신하는데 성공한 사례다. 생산·분업 네트워크 활성화로 통합협업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내부 발주율·수주율이 87.8%에 달한다. 오다쿠가 산업구조 개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중소기업간에 네트워크가 잘 구축됐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인천도 클러스터 구축이 선결과제이다. 동종 업체간 정보·기술 공유는 물론 산·학·연 공동연구 등을 통해 기술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대기업과 수직적 하청관계가 아닌 동등한 경쟁을 벌어야 한다. 아파트형 공장 활성화를 통해 주변환경을 개선한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미국 피츠버그시는 제철공업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와 지식산업 혁명 중심지로 변화했다. 연구개발 확대와 첨단·서비스산업 유치를 통해 1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인천이 산업구조를 어떻게 개선해 무엇을 얻어낼 것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국내 산업구조 개편의 모범 사례로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가 꼽힌다. 과거 섬유·봉재산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이 대부분이던 이곳에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 대기업연구소, 벤처기업 등이 입주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