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인천 세계춤축제가 22일 막을 내렸다. `황해로, 미래로, 세계로'라는 주제 아래 9일간 진행된 이 행사에는 해외 9개국 13개 무용단과 국내 40개 무용단이 참가, 다양한 춤을 선보였다. 하지만 축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드러난 추진과정의 잡음과 졸속 기획은 결국 엉성하기 짝이 없는 행사진행으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국제도시 인천의 위상을 드높이고 문화인프라 구축에 한 몫하겠다는 취지는 간데 없고 돈은 돈대로 써가며 망신만 자초한 것 아니냐는 혹독한 지적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인천 세계춤축제가 축복받은 페스티벌로 승화되지 못한 근본원인 가운데에서 우리는 `문화적 한탕주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특정한 문화적 국제행사를 치를 명분도, 연고도, 경험도, 의지도, 비전도 없는 자치단체들이 `한 건' 올려보겠다고 덤벼드는 심리는 떨치기 어려운 유혹인 듯하다. 그동안 여러 지자체가 경쟁하듯 다양한 국제행사에 손을 댔으나 성공을 거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그동안의 경과로 미뤄볼 때 인천시 역시 `우리도 문화도시'라는 사실을 과시하고 싶어서 능력 밖의 세계춤축제를 졸속으로 구상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급조된 페스티벌이라 하더라도 치밀한 기획력과 강력한 추진력이 있었더라면 그런대로 모양 있는 행사로 치러낼 수 있었을 것이나 인천 세계춤축제는 그 점에서도 실패하고 말았다. 명색이 세계적 축제인데 참가국은 고작 9개국에 불과했고, 그나마도 자매결연 도시가 3개국이었다. 관객동원에 자신이 없어진 추진위측은 인기가수들의 콘서트와 무용공연을 연계하는 얄팍한 비문화적 수단을 썼다. 이로 인해 모처럼 해외무용을 감상하기 위해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은 가수들을 보기 위해 찾아온 10대 극성팬들의 소란 속에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였다. 공연일정이 자주 바뀌고, 모든 무용공연이 야외무대에서 이뤄지도록 한 것도 따갑게 질책받아야 할 부분이다.
 물론 짧은 준비기간에 나름대로 열심히 해온 인천시와 춤축제 추진위 관계자들은 애쓴 보람도 없이 혹독한 비판이 쏟아지는데 대해 억울하기도 하고 변명할 말도 많을 지 모른다. 그러나 인천문화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이같은 비난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충고하고 싶다. 비록 첫단추는 잘못 끼웠을 망정 인천 세계춤축제가 회를 거듭할수록 명실상부한 국제 페스티벌로 거듭나는 길이 그 가운데 반드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