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의 사회악중 전형적인 것으로 안전불감증을 들수 있다. 경제발전을 이룩하고 선진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하지만 한국사회는 여전히 후진의식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종 대형사고가 터질때마다 안전의식이 결여된 적당주의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곤 한다.
 지난 19일과 20일 인천국제공항에 짙은 안개가 장시간 계속되는 심각한 현상이 발생했다. 당초 인천국제공항공사측이 1990년 11월부터 1년간 관측한 결과에 따르면 영종도는 시정 200m이하가 연평균 19일로 44일로 나타난 김포의 경우보다 안개문제에 있어 더 유리한 입지조건을 가진 것으로 돼 있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의 연평균 안개일수 비교조사도 김포공항 54일, 인천국제공항 49일로 비슷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런데 이번 안개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벌어졌다. 김포공항은 20일 오전 4시간동안만 시정이 300m아래로 내려가 비행기 이·착륙이 금지됐다. 이에 반해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이·착륙가능 시정을 200m로 낮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일 개항한 후였다면 무려 이틀동안이나 국제공항이 마비됐을 것이라고 한다.
 인천국제공항 설계 당시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난 원인에 대해서 대규모 매립에 따른 환경변화, 바다안개의 특성등이 거론되고 있다. 매립으로 인한 육지열이 안개발생 원인이 된다는 점을 들어 이미 1990년대초 환경단체들은 영종도 신공항 건설에 반대한바 있다. 또 바다안개는 농도가 짙고 바람이 불지 않는한 장기간 지속된다는 사실에 비추어 기상상황에 따라서는 이번과 같은 사태도 있을수 있다는 점도 전문가로서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안전의식의 결여에 있다. 다른문제는 몰라도 안개는 비행의 안전에 직결되는 것으로서 최우선적 고려대상이어야 했다. 서울대 환경대학원자료에 의하면 연평균 안개일수에 있어 인천국제공항은 김포공항보다는 약간 낮지만 도쿄나리타공항 4.2일, 미국 시카고공항 15일등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높다. 신공항 후보지가 당초 22곳이나 되었는데 그중에서 안개일수가 49일이나 되는 영종도를 선정했다는 것은 우리사회의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뿌리깊은 것인가를 보여준다 하겠다. 당국은 가시거리를 늘리기 위한 활주로시설 첨단화등 안개에 대한 안전대책을 확실하게 수립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