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인천과 경기지역 일부 연안 개펄이 황폐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야 많지만 대부분 무지와 욕심에서 개펄의 황폐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인천 영종·용유도의 해안일대를 보면 과연 우리에게 환경보호 정책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개통이후 하루 5천여명의 관광객이 이 일대에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관광의 기본인 숙박이나 음식점조차 마련되지 않은 해변에 버스와 승용차가 몰려들면서 주변도로는 불법 주차한 차들로 가득하다.
많은 차량들이 해변가 송림대에 주차하면서 수 천년을 지켜온 나무들이 파괴되고 있다. 그리고 오폐수를 방류하면서 송림지대에 자리잡은 150여개 불법 음식점들이 문제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무 때나 물이 빠지면 바다개펄에 들어가 조개나 해산물을 잡으면서 동죽·백합·맛 조개의 서식지 파괴는 물론 연안을 사막화시키고 있다. 호기심 혹은 무분별한 개펄체험이 바다와 연안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매연, 쓰레기 투기, 폐수로 인해 연안생물 산란 및 서식에 중요한 백사장이나 개펄이 무참히 파괴되고 있다. 수 천년을 지켜온 천혜의 해안사구가 공항이 생기면서 단 몇 년만에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천혜의 개펄과 해안사구 그리고 송림대를 살리기 위해서는 우선 송림대 및 해안주변의 불법 음식점들에 대한 철저한 단속과 조속한 철거가 이뤄져야 한다. 지방자치단체나 정부가 선거와 주민들의 저항을 의식하여 회피하는 것은 더 큰 재앙을 불러온다는 경험을 직시할 때다. 둘째, 연안관리법 등에 의해 해안 및 개펄 보전대책을 구체화시켜야 한다. 용유·무의 관광단지계획도 천혜의 해안 없이는 결코 달성될 수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셋째, 개펄과 백사장 등 연안에도 휴식년제를 도입해야 한다. 외국의 경우 개펄 일부에 대해서만 개방을 한다. 우리와 같이 아무 때나 아무 장소나 그것도 일시에 호미와 조개잡이 기구를 든 수 천명의 사람들에게 개펄을 공개하는 나라는 없다. 넷째, 개펄과 해안사구의 보호를 위해 지방자치단체들과 관련유관기관들이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서두를수록 좋다는 옛말이 지금처럼 절박한 경우도 없다. 탁상에 앉아 환경보호 대책을 논하기 전에 주말에 한번만이라도 현장을 직접보기 바란다. 신음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지 뼈저리게 느낄 것이다.
신음하는 인천 연안 개펄
입력 2002-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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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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