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 창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범시민추진위원회는 며칠전 안상수 시장을 비롯한 각계에서 위촉된 38명의 준비위원 모임을 갖고 공식활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4강의 신화를 이룬 한국 축구의 발전에는 항도 인천의 역할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이번 기회에 지역 축구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인천 연고 프로축구단 창단의 조속한 실현을 결의하고 나선 것이다.

사실 인천이라고 하면 구도(球都)로 표현할 만큼 야구도시로 정평이 나있다. 1950년대 인천고교가 청룡기를 2년간 석권하고 이어 동산고교가 3년 연속 우승을 해 청룡기를 아예 손에 가져왔듯이 5년연속 고교야구 전국 제패의 감격적인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 이같은 인천에 이번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또다른 구기(球技)인 축구 붐이 일고 있음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세계 최강을 자랑하는 포르투갈을 꺾고 한국축구의 염원이었던 16강 진출의 역사적인 신화를 창조했던 곳이 인천이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축구는 세계 4강까지 해냈다. 때문에 인천이 명실공히 '한국축구의 성지'를 이룩한 역사의 도시라는 것이 인천시민들로서는 크나큰 자부심이다. 3천266억원을 들여 건설해 전세계에 위용을 자랑한 문학전용경기장이 있다는 것도 자랑이다.

그러나 인천의 축구팬과 시민들에겐 이같은 구호가 아직도 선뜻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월드컵 이후 온 국민들의 성원 속에 프로축구 K리그가 화려하게 개막했지만 막상 응원할 인천 연고팀이 없기 때문이다. 경기도만 해도 인구 100만 도시인 수원 부천 안양 성남 등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축구팀이 4개나 있지만 곧 300만을 바라보는 인천에 한 팀도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때마침 지난 80년 창단했던 국내 최초이자 최고(最古)의 프로축구단인 할렐루야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시민과 지역을 연고로 하는 기업, 후원클럽 등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칭 '인천 유나이티드'라는 인천 연고의 프로축구단을 계획하고 있어 사뭇 기대가 크다. 이제는 할렐루야 뿐이 아니라 지역 기업이나 시민 모두의 기대가 큰 만큼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인천을 빛내고 인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또 한국축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인천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팀의 창단은 미룰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