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고입 선발고사를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해 논란이다. 벌써부터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학계·시민단체 등이 찬·반으로 갈려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고교평준화의 기본 틀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지역 학생들의 학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게 시교육청과 일각의 논리다. 반면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구태한 발상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반대론자들은 특히 '선발고사 부활은 개악'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최근 고입 선발고사를 부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하고 기초 자료수집에 들어갔다고 한다. 교육청의 한 관계자도 '고교등급제 파문에서 드러난 인천학생들의 낮은 학력수준을 끌어올리는 방안의 하나로 고입 선발고사 부활을 검토하게 됐다'고 전했다. 추진 방안도 매우 구체적이다. 우선 선발고사를 시행중인 다른 시·도의 실태와 사례를 조사하고 선발고사 도입시 예상되는 장·단점을 면밀히 비교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는 학부모·교원단체·시민사회단체·학계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의견수렴에 나선 뒤 공청회를 거쳐 선발고사 시행 여부를 최종 결정키로 했다. 고교 신입생 전형시 선발고사 점수 비중을 내신성적 비중보다 훨씬 낮게 책정해 일선 중학교에서의 과열 입시경쟁을 막는다는 복안도 구상하고 있다.
시교육청이 선발고사를 부활하려는 것은 내신성적만으로 신입생을 뽑는 현행 고입 전형방식을 유지하면서 학생들의 변별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공부하는 학교 분위기를 유도해 학력향상을 이끌어 내겠다는 의도에서다. 일부는 선발고사는 고교 평준화의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관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동조하고 있다. '선발고사가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실력향상을 위한 고육책 아니냐'는 비판적 수용론도 있다.
하지만 고입 선발고사 부활은 현 시대상황과 맞지 않는 엇박자 정책임이 분명하다. 또다시 수십년을 거슬러 중학교의 과열 입시경쟁, 사교육비 증가, 학벌주의 폐해 등을 감내해야 하는 비싼 댓가를 치를지도 모른다. 선발고사를 부활하겠다는 교육청의 논리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그저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조금 높여보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선발고사 부활 추진은 벌써부터 감당키 어려운 논란과 혼란을 예고하고 있다. 선발고사 부활은 신중히 재검토돼야 마땅하다.
인천 고입선발고사 부활 신중해야
입력 2004-1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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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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