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이 있다 없다, 낭만적이다 아니다, 낭만을 안다 모른다 등 흔히 쓰
는 말이 '낭만'이다. '낭만'이라는 이름의 다방이나 카페, 술집 등도 많고
최근에는 최백호의 노래 '낭만에 대하여'가 히트를 하면서 '낭만'이라는 말
은 더욱 많이 쓰였다. 문예 사조에도 '낭만'이 빠져서는 안된다. 동적인 리
듬 속에 인간 감정을 표출하려는 19세기 제리코, 들라크르와 등 화가들의
미술이 '만주의 미술'이고 베를리오즈, 바그너, 쇼팽, 슈베르트 등의 19세
기 음악이 낭만주의 음악이다. '낭만주의'란 18세기 말∼19세기 초 프랑스
독일 영국 등을 중심으로 유럽을 휩쓴 근대 문예 사조 및 그 운동이었다.
그렇다면 '낭만'이란 말은 무슨 뜻인가. 국어사전은 '실현성이 적고 매
우 정서적이며 이상적인 상태' '현실적이 아닌 공상적인 모양'이 '낭만'이
라고 풀이하지만 우리말은 아니다. '낭만'이란 옛 프랑스 말 'Roman'에서
온 것으로 어원은 라틴어 로마니스(Romanice)다. 원래 속어로 쓴 설화라는
뜻이다. '기이하고 가공적이며 감성적이고 경이적'이라는 뜻의 그 외래어 '
로망'을 우리가 '낭만'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역시 19세기 그 무렵의 일본
을 통해서였다.
그런데 '낭만'이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일본이 1868년 메이지이신
(明治維新)을 전후해 서양 문예 등 학문을 대거 수입하면서 불어
'Roman'을 번역해 '浪漫'으로 표기했기 때문이다. 그 '浪漫'이란 한자는 '
물결 랑' '흩어질 만'자로 '로망'의 뜻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이다. 그런
데도 'Roman'을 '浪漫'으로 표기한 이유는 간단하다. '浪漫'이라는 글자의
일본식 발음이 바로 '로망(ろうまん)'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浪漫'을 '낭
만'이라 읽지 않고 '로망'으로 읽는 것이다. 그런 '浪漫'을 우리가 '낭
만'으로 읽는대서야 되겠는가. 외래어 그대로 '로망'을 쓰는 게 마땅하다.
문화 예술계와 학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낭만파 클럽'이 결성돼 낭만문
화운동을 펼친다기에 붙여 두고 싶은 당부다. <吳東煥(논설위원)>吳東煥(논설위원)>
낭만파 클럽
입력 200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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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07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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