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해전 음악가가 성직자와 함께 가장 장수한다는 한 조사통계가 있었다.
서양의 명 음악가들중에도 장수한 사람은 많다. 기록에 의하면 17세기 독일
의 오르가니스트였던 요한 아담 라이켄이 1663년 99세로, 스페인의 걸출한
첼리스트이자 작곡·지휘자인 파블로 카잘스가 97세, '가보트'로 낯익은 벨
기에의 조세프 고세트와 미국서 지휘자로 활약한 레오폴드 스토코프스키가
각각 94세에 세상을 떠났다. 또 교향시 '핀란디아'의 시벨리우스와 프랑스
의 오르가니스트 샤롤마리 비도르, 미국서 오페레타 작곡가로 활동한 루돌
프 드리믈, 영국의 지휘자 조지 스마트, 의사로 더 유명한 슈바이처등이 90
세를 넘긴 장수 음악가들이다. 스트라빈스키(83)와 생상스(83), 20세기 최
고의 지휘자 카라얀(81)이 80을 넘겼고 아르비니, 헨델, 하이든, 엘가, 요
한 스트라우스1세, 로시니등이 칠순을 훨씬 넘긴 장수 음악가들이다. 이들
이 현대에 살았더라면 아마 100세를 넘겼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명에 간 음악가들도 적지 않다. 17세기 프랑스의 장 밥티스트
룰리라는 작곡가는 자신의 지휘봉에 엄지발가락을 찧어 이 부위에 병균이
감염되는 어처구니없는 일로 5년동안 고생하다 55세에 죽었다. 같은시기 런
던의 폴사원의 합창장 마이클 바이스는 아내와 싸움을 한 뒤 집을 뛰쳐나
가 야경꾼의 방망이에 부딪쳐 39세에 죽기도 했다. 18세기 독일의 요한쇼베
르트는 32세때 독버섯을 먹고, 19세기의 어네스트 쇼숑은 자전거산책중 자
동차에 충돌해서 44세로, 20세기 들어서는 모리스 라벨이 집앞에서 차에 치
어 62세로 숨졌다.
 얼마전 천재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덜익은 돼지고기로 만
든 돈가스를 먹고 선모충(旋母蟲)병으로 죽었다고 미국의 재향군인회 의료
원의 한의사가 연구 결과를 밝혀 관심을 모았다. 모차르트의 사인은 지금까
지 살리에르에 의해 독살됐을 가능성이 많다는 정도로만 전해져 왔었다. 생
전에 실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말년에도 비참하게 살다 35세에 요
절, 빈의 공동묘지 어딘가에 묘비도 없이 묻힌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
트. 그의 죽음은 그의 천재성 만큼이나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성정홍(논>
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