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십우(五風十雨)"라고 했다. '닷새에 한 번 부는 바람과 열흘에 한 번
내리는 비"다. 그런 바람과 비가 우순풍조(雨順風調)다. 즉 적당한 때에 부
는 바람과 알맞게 내리는 비의 기상 상태가 우순풍조다. 그러나 실상은 거
의 그렇지 못한 기상이변과 이상(異常)기후이기 일쑤다. 90년만의 혹독한
가뭄이 해소되자 이제는 또 주말부터 온다는 장마 피해가 걱정이다.
공자님식 표현대로라면 '春春夏夏秋秋冬冬"이다. 봄은 봄, 여름은 여름다워
야 하고 가을은 가을,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 그러나 지난 세기말부터 더
웠다 하면 너무 덥거나 이상저온이고 추웠다 하면 너무 춥거나 이상난동이
다.
봄과 가을은 여름과 겨울에 흡수 통일돼 비발디의 '4계"가 아닌 '2계"가 된
지 오래다. 미국만 해도 98년엔 47도의 지나친 더위로 110명이나 사망했고
94년엔 영하 36도의 지나친 추위로 130명이나 동사했다. 여름 저온과 겨울
고온으로 인한 농사 피해 등은 또 얼마나 큰가. 모두가 몇 년 주기로 가뭄
과 이상고온을 몰고 오는 엘니뇨와 이상한파와 폭우를 부르는 라니냐 현상
탓이라고 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스페인어 'el Ni o"는 어린이를, 'la Ni a"는 여자아이
를 뜻한다니 천상천하 얼마나 힘센 '앙팡 테리블(무서운 아이)"인가. 독일
의 93년 크리스마스 이브를 반세기만의 홍수에 잠가버린 아이도, 94년 1월
초의 파리를 때아닌 홍수에 빠뜨린 무서운 아이도 라니냐였고 95년 1월의
유럽 폭우로 19명의 목숨을 삼켜버린 것도 그 여자아이였다. 역시 관련성
이 있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홍수, 태풍 등 피해도 심각하
다.
유엔환경계획 보고나 지난 15일 일본 각의(閣議)에 보고된 '2001년 방재백
서"가 아니더라도 금세기 중 지표 온도는 1.4∼5.8도, 해수면은 88∼89㎝
높아질 전망이고 뉴욕 런던 파리 베니스 도쿄 오사카 상하이 방콕 자카르
타 등은 바다에 잠긴다는 것이다. 기상(氣象)의 신 아다드(Adad)의 기상 관
장권을 우리 인간이 인계받을 수 있는 날은 과연 올 수 없을까.
五風十雨
입력 2001-06-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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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6-2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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