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털 박힌 사람만 '눈엣가시'는 아니다. 일본 사람들은 세금 또한 '
눈 위에 달린 단고부(혹)'라고 한다. 한데 눈 위에 달린 혹을 수술하러 안
과에 가지 않아도 될 꿈의 천국, 세금 없는 나라도 다 있다. 동남아의 보르
네오 섬 북쪽에 붙어 있는 작은 나라 브루나이에는 납세의 의무가 없다.
그 나라의 볼키아 국왕부터가 재산이 250억달러에다 방이 1천788개나 되는
궁궐에서 두 부인, 아홉 자녀와 극락처럼 살아도 세금 한 푼 안낸다. 무궁
무진한 석유와 부존 자원 덕택이다. 중동의 아부다비 또한 무세(無稅) 천국
인 것도 석유 자원 덕이고 쿠웨이트 카타르 바레인 역시 세금이 없다.
그러나 99.9%의 국가와 모든 국민은 세금을 내야 한다. 며칠 전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을 초청해 강연회를 가진 영국의 한 비즈니스 단체가 강연
료 10만파운드(약 1억8천만원)를 주기 위해 세무 당국에 유권 해석을 의뢰
했다. “예명이 빌 클린턴이고 본명이 윌리엄 제퍼슨 클린턴인 그는 연예인
입니까, 정치인입니까?” 왜냐하면 정치인에겐 강연료에 세금이 없지만 연
예인은 22%나 제하기 때문이었다. 결론은 '정치인'으로 났다지만 요는 왜
정치인은 강연료에 세금이 없는지를 보통 상식인으로서는 납득하기 어렵
다. 수입의 10분의 1은 하나님께 드리는 것(十一條)이라는 성경 말씀처럼
세금이란 기독교 신자든 아니든 국가라는 집체(集體)에 속해 있는 한 그 멤
버 피(member fee)로 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다만 세금하면 불공평, 면
세, 탈세, 포탈, 뇌물, 부정이라는 말부터 떠오르니 문제일 뿐이다.
3개 언론사에 추징 통고된 엄청난 세금이 과연 그대로 걷힐 것이며, 그대
로 걷힌다면 언론사 존폐에는 영향이 없는 것일까, 그리고 법은 또 과연 명
명(明明)한 법의 정신으로 백백(白白)하고도 투명해야 할 조세 정의를 제대
로 밝혀 줄 수 있을 것인지가 세간의 비상한 관심거리다. 형평이 기울어 지
나쳐도 안되고 부당하고 억울해도 안되기 때문이다. <오동환(논설위원)>오동환(논설위원)>
세금 없는 나라
입력 2001-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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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7-0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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