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미국 뉴저지주의 재봉틀 회사인 스미스사가 거액의 돈을 주주들
의 동의없이 프린스턴 대학의 발전기금으로 기부한 적이 있다. 그러자 주주
들은 회사의 이익에 도움이 안되는데 왜 대학에 기부금을 내느냐며 법원에
무효소송을 냈다. 뉴저지주의 고등재판소는 '기업은 좋은 시민성을 가질 의
무가 있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에 직접 관련이 없다 할지라도 스미스사는 기
업의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했다고 봐야한다'고 판결, 회사측 손을 들어줬
다. 이를 계기로 미국기업들간에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미지를 갖
는 것을 영광으로 여기며 기부행위가 확산되는 전기가 됐다.
 미 대학 기부위원회가 집계한 결과 전국 1천34개 대학의 지난 98년 한햇
동안 기부금 모금액은 184억달러(약 24조원)에 달했다. 99년 6월 현재 하버
드 등 모금액 상위 10개대학의 기부금 자산은 626억4천400만달러(약 81조4
천400억원). 같은해 우리나라 일반예산(84조3천억원)과 맞먹는 규모다. 이
같이 기업은 대학을 지원하고 대학은 연구의 결과를 기업과 사회에 다시 환
원함으로써 미국을 세계최강국으로 올려놓은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은 두말
할 나위 없다. 1999년 하버드의 수입 17억8천800만 달러중 기부금(23%)과
학생등록금(26%)의 비중은 엇비슷하다.
 이에비해 한국의 125개 사립대학의 기부금 비중은 전체수입의 7.7%인 5천
207억원에 불과하고 등록금 의존율이 87.1%나 돼 학교운영을 거의 학부모
의 호주머니에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최근 기업의 대학 기부금에 대해서는 세금을 대폭 감면
해주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대학에 대한 기부활동을 활성화시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참 잘한 일이다. 그러나 이에앞서 더 중
요한 것은 대학 스스로가 기부자에 대해 형식적인 감사패 한 장만 줄게 아
니라 영원히 잊혀지지 않고 자랑스럽게 여길수 있도록 하고 지원금을 인건
비나 행정비로 사용할 게 아니라 시설확충 등 교육의 질을 높이는데 사용하
는 등 자체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많다. <성정홍(논>
설위원)>